경매를 통하면 집이나 상가를 싸게 구할 수 있다는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하나.적은 돈으로 좋은 집을 구하고는 싶지만 경험이 전혀 없는 초보자들로서는 선뜻 경매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 실제로 경매에 잘못 들어갔다가는 권리관계분석을 잘못해 낭패를 보는 경우가 종종 나오고 있다.
하지만 경매가 진행되는 과정을 꼼꼼히 살펴보고 제대로 챙기면 초보자라 하더라도 그리 두려워할 것은 없다. 단지 경매로 집을 산 경험자나 경매전문업체 등의 도움을 받을 경우 좀더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하자.
■ 경매물건 알아보기
법원 경매에 입찰을 하려면 경매 물건이 어디에 나와있는지부터 살펴야한다. 경매물건은 신문지상을 통해서 공고된다. 인터넷 경매사이트나 정보지를 참고해도 좋다. 신문에는 경매 물건이 어디에 있고 가격이 얼마 정도라는 개략적인 정보만 있을 뿐 권리관계 등에 대한 분석은 거의 돼있지 않다. 경매에 참가하려면 신문 등을 통해 일단 구입하려하는 대상 물건을 몇개로 압축, 선별한 후 경매물건이 나와있는 법원에 가서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 물건 확인
경매가 예고된 날짜로부터 일주일 전에는 경매물건에 대한 명세서 열람이 가능하다. 이 명세서를 통해 권리관계나 감정평가서 등을 알아보면 경매물건의 질에 대해 어느정도 윤곽을 잡을 수가 있다. 그러나 이것만 본다고모든 일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경매가 실시되는 당일 법원에 사건기록이 배치되는 데 이를 검토하는 게 중요하다. 가장 정확하기 때문. 그러나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아 짧은 시간내에 권리분석을 마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통상 오전 10시부터 11시 10분 정도까지 열람을 할 수 있는데 이때 입찰표 작성까지 마쳐야 하므로 빠듯하다.
구비서류는 본인이 입찰할 경우 주민등록증(운전면허증)과 도장을, 대리인 입찰 시는 본인의 인감증명서와 도장, 위임장, 대리인의 신분증과 도장 등을 지참해야 한다. 2인 이상이 공동으로 입찰할 수도 있으나 이때는 상호관계 및 각자의 지분을 표시하고 미리 허가를 받아야 하며 공동입찰허가원을 제출해야한다. 입찰보증금은 통상 응찰가액의 10%이며 금융기관 발행의 자기앞수표로 준비해야 한다.
법원입찰양식에 사건번호, 입찰자의 성명과 개인인적사항, 낙찰가 등을 기록하고 낙찰가 입찰보증금도 함께 입찰봉투에 넣어서 집행관에게 제출한다. 사건번호대로 분류가 끝나면 집행관이 최저가 이상의 낙찰가를 써넣은 사람중 최고가격을 쓴 사람을 호명한다.
낙찰허가 결정은 통상 입찰일로부터 일주일 후에 이뤄지며 잔금 납부일자는 통상 입찰일로부터 1개월 정도로 이때는 등기부 등본에 자기이름을 올릴 수 있는 자격을 얻게된다고 보면 된다. 잔금은 법원에 직접 가서 내면 된다. 반면 미납하면 재입찰이 실시된다.
■ 유의사항
남은 것은 명도과정. 소유주가 바뀌었기 때문에 세입자를 내보내거나 재계약을 하는 등의 문제가 남는다. 또 낙찰후에도 소멸되지 않는 권리가 있는 경우가 있다. 선순위지상권이나 예고등기, 가처분, 가등기 등은 낙찰후에도 소멸되지 않기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또 권리가 없는 세입자나 전 소유주가 억지를 부리며 집을 내놓지 않으려하면 집달리를 동원하거나 이사비 등을 주는 조건으로 내보내는 경우가 있다.
이같은 경매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권리분석이다. 초보자에게는 권리분석이 너무 어렵고 함정이 이곳저곳에 도사리고있어 주의해야할 것이 많다. 등기부 등본에서 은행 등의 담보가 얼마나 되는지, 세입자의 확정일자가 언제인지 등을 일일이 확인하는 일이 만만치는 않다. 또 이런 것들에 대한 확인이 끝났다 하더라도 엉뚱한 곳에서 함정이 발견될 수 있다.
경매전문업체인 리얼티코리아 송영민(宋榮民)부사장은 『경매에 불쑥 뛰어들기보다는 법원 경매 현장을 여러차례 실사해보고 다른 경매자들의 성공·실패 사례를 잘 분석해서 확신이 서면 시도하라』고 주문했다. 또 가능하면 전문가의 조언을 받는다거나 낙찰가의 1~1.5%에 달하는 수수료를 부담하더라도 전문 경매업체 등의 도움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그러나 전문경매업체의 말 역시 100% 믿을 수 없는 것이 경매현장의 현실이므로 「돌다리도 계속 두들기며」 확인하는 자세로 경매에 접근하는 것만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조재우기자
josus6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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