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도, 영화도, 술자리에서도, 심지어 신문과 잡지까지. 눈만 뜨면 섹스에 관한 문화 상품들이 쏟아져 나온다. 인간은 그것을 신화와 전설에까지 확대시켜 놓았다. 정신분석학자들은 섹스를 본능과 쾌락과 억압의 구조 위에 올려 놓았고, 건축가들은 사물과 인간의 관능적 삶의 관계를 생각한다. 종교의 금욕주의, 도덕도 섹스에 대한 긴장의 산물이다.음악가이자 심리치료사인 토마스 무어는 우리가 이처럼 섹스에 칩착한다는 사실은 곧 섹스를 더 즐길 필요가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그렇다고 12년 동안 가톨릭 수도회 수사였던 그가 육체적 쾌락주의자가 된 것은 아니다.
「섹스의 영혼」(원제 The Soul Sex)에는 섹스의 정보나 기교에 관한 이야기는 없다. 하나의 완전한 세계, 인간의 정신과 육체를 잇는 인간의 삶에 가장 중요한 섹스의 영혼을 탐구한다. 섹스가 가진 열정과 자극과 감동과 신비와 힘과 초월성을 때론 르네상스 시대의 철학과 칼 융을 언급하는 에피쿠로스적, 때론 풍부한 심리치료의 경험적, 신화적 접근으로 분석한다. 그러면 도달하게 되는 결론은 『우리에게는 풍요로운, 영혼이 깃든 섹스가 더 필요하다』 정명진 옮김, 생각의 나무 발행. 1만 3,000원.
이대현기자
leed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