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중앙병원 옥상 헬리포트에 전남 완도군 섬주민들의 따뜻한 마음을 실은 헬기 한대가 내려앉았다. 임채봉(56·전남 완도군 완도읍)씨. 81년 척추에 염증이 생겨 온몸이 딱딱하게 굳는 「강직성 척추염」을 앓아 18년간 자리보전해온 임씨가 1,000리 먼길을 날아 치료를 받기위해 병원을 찾은 것이다.임씨가 늦게나마 병원을 찾게 되기 까지에는 완도군 주민들의 따뜻한 마음이 「날개」가 됐다.
방문보건사업을 시행하던 완도군 보건의료원 직원 최순희(48)씨가 임씨의 사연을 지난해 11월 처음 접했다. 수술만 받으면 치유될 수 있는 병이었지만 부인의 미역공장 날품팔이에 생계를 의존하던 임씨 가족은 감히 치료라는 말은 꺼낼 수조차 없었다. 큰딸은 돈을 벌겠다며 가출했고 노모(91)를 비롯한 네식구가 단칸방 생활을 전전하고 있었다. 임씨의 딱한 사연은 최씨를 통해 군전체에 알려졌고 완도군청 직원을 비롯한 섬 주민들의 모금운동으로 이어졌다.
너나 할 것 없이 어려운 섬주민들이었지만 215만원의 성금이 모여 급한대로 전남소방본부 119 헬기에 임씨를 태울 수 있었다. 나머지 수술비등 1,000만원의 돈은 모금운동을 계속 벌여 충당할 계획이다.
임씨는 2~3일간 정밀진단을 실시한 후 엉덩이와 무릎에 인공관절을 시술받게 된다. 수술만 성공적이면 자리를 털고 일어설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병원측 설명이다. 치료를 받기위해 발병이후 처음으로 완도 밖을 나온 임씨는 『섬주민들에게 고맙다는 말밖에 할말이 없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강직성척수염 환자 임채봉씨가 4일낮 119헬기편으로 서울 중앙병원으로 옮겨지고 있다.
이동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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