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수뇌부인「DJT」간에 연쇄 삼각회동이 모처럼 이뤄졌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4일 오후 청와대에서 잇따라 김종필(金鍾泌)총리,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를 만났다. 각각 「주례보고」「주례회동」형식의 만남이었지만 같은날 두 회동이 이뤄진 것이 우선 관심을 끈다. 특히 김총리가 지난달 16일부터 잇달아 합당 시사 발언을 한 뒤로 DJP 두사람이 처음 단독으로 만났다. 세 사람 사이에 여권의 최대현안인 합당 문제가 어떻게 조율됐는지가 관심을 모으는 것은 당연하다. 김대통령과 박총재는 지난 달 21일 주례회동을 갖고 합당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하지만 김총리는 지난 달 6일 일본 방문을 마치고 귀국보고를 한 뒤 이날 김대통령과 처음 독대 했다.청와대, 총리실, 자민련측은 공식적으로는『국정감사와 정치개혁 방안등 정기국회 현안이 주로 거론됐을 것』이라며 『뜨거운 감자인 합당문제는 깊이 건드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합당에 대한 자민련 의원들의 반발을 의식, 공개할 수는 없지만 합당문제에 대해 어떤형태로든 교감이 있었을 것이라는 게 정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김총리가 이미 불씨를 지핀 합당문제에 대해 아무런 매듭도 짓지 않고 넘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자민련의 한 관계자는『삼각회동에서 합당문제등이 자연스럽게 거론됐을 것』이라며 『DJT 세 사람은 여권의 총선 승리를 위해 소선거구제가 유지될 경우에는 합당이 불가피 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총리실 관계자도 『선거구제 개편여부에 따라 합당과 연합공천 등을 검토할 수 있다는데 이심전심의 교감을 나눴을 것』이라며 『다만 정국상황이 유동적인 만큼 선거법 개정등 정치개혁에 우선 주력하기로 의견을 모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 사람은 지난 5월 합의한대로 중선거구제를 우선 추진 한다는데는 원칙적으로 의견을 같이 하고 있지만 중선거구제 추진 의지에 있어서는 약간의 편차를 보이고 있다. 김대통령과 박총재는 중선거구제 도입에 미련이 많지만 김총리는 중선구제에 대한 충청권 의원들의 반발에 신경을 쓰고 있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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