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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386세대 정치세력화' 낡은체제 틀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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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386세대 정치세력화' 낡은체제 틀깨야

입력
1999.10.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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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86세대의 정치적 진출 움직임이 매우 활발하다. 「386 정치붐」을 이룰 정도다. 이에 따라 386세대 주체의 각종 정치그룹이 꽃을 피우고 있다. 「정치개혁 개미군단」「젊은 한국」「폴리티쿠스」「미래를 위한 청년연대」「21세기 국가전략연구회」 등 이름도 천차만별이고 정치적 지향점과 스펙트럼도 다양하다. 이 모든 청년정치그룹들은 여야의 입장을 떠나 강도높은 정치개혁과 새로운 21세기형 정치패러다임의 창출을 전면에 내세운다.또 젊은 세대주체의 독자적 정치조직을 지향하고 있다. 이들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안팎의 시선이 또한 만만찮다. 장차 한국정치를 짊어질 새로운 정치모델의 맹아라는 극찬에서부터 결국 1회용 선거조직에 불과하다는 가시돋친 비난에 이르기까지 화제가 되고 있는 만큼 평가도 구구하다.

독자적인 정치세력화를 지향하는 386세대들은 종종 독일의 68세대와 비교되곤 한다. 오늘의 386세대는 80년대라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살면서 자신들만의 독특한 사회정치적 정서와 문화를 공유하였다. 이 세대는 앞뒤 세대와 비교할 때 권위에 대한 저항, 레드콤플렉스로부터의 자유, 집단문화 추구를 주요한 세대적 특성으로 가지고 있다.

독일의 68세대 역시 유년기에 2차대전 전후의 독일사회를 경험하고 50년대의 경제건설기를 거쳐 20대 청년으로서 60년대 후반 독일사회의 반권위주의 저항운동에 불을 붙인 세대다. 그들은 사민당 집권을 가능케 했을 뿐만 아니라 전 사회영역의 개혁분위기 창출을 통해 정치에서 일상까지 모두를 바꾸었다.

근대 시민계층이 봉건적인 앙시앙 레짐 타도부터 출발하여 본격적인 자유민주주의 시대를 열었듯이 386세대의 정치세력화는 한국정치의 구체제 타파부터 시작하여 새천년의 정치패러다임 창출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21세기를 코앞에 앞둔 현재에도 정경유착, 지역주의, 1인 보스정치라는 구체제의 망령이 끊임없이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게 현실이다.

대중앞에서 공언한 하찮은 작은 약속이라도 지켜내려는 노력속에서 대중의 진정한 신뢰가 싹트는 법이며 이것이 정치개혁의 출발일 수 있고 나아가 새로운 비전의 창출이라는 역사적 대장정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호윤 21세기 전략아카데미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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