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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좌절딛고 우뚝선 '아름다운 청년들'/한국축구 구한 3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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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좌절딛고 우뚝선 '아름다운 청년들'/한국축구 구한 3총사

입력
1999.10.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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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중국전 전반 42분, 붉은 유니폼의 한국선수가 상대진영 아크서클부근에서 공중으로 떠올랐다. 허공에 뜬 상태에서 몸을 옆으로 뉘어 때린 슛은 비록 타이밍이 빗나가 골로 연결되지 못했지만 국내 축구에서는 보기 드문 명장면이었다. 시저스킥을 날린 선수는 바로 이날 결승 헤딩골로 한국을 구한 신병호였다. 그의 시저스킥은 마치 먹이(자를 것)를 기다리며 두 날을 벌리고 있는 날카로운 가위의 모습 그대로였다.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이 중국에 1-0으로 힘겹게 승리한 뒤에는 좌절을 딛고 일어선 「삼총사」가 있다. 결승골을 잡은 신병호(22·건국대), 막차로 합류한 정대훈(22·포항), 철벽수문장 김용대(GK·20·연세대).

신병호는 지난해초 차범근감독의 월드컵대표팀에 발탁됐을 때 황선홍과 고정운의 장점을 합쳐놓은 선수라는 극찬을 받았다. 하지만 바로 월드컵팀에서 탈락, 비운을 맛보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5월 올림픽 1차예선 스리랑카전서 왼쪽 무릎인대와 연골이 파열되는 큰 부상을 당한 신병호는 3일 결승 헤딩골을 작렬, 재기에 성공했음을 과시했다. 진가가 흙속에 묻혔던 신병호는 최근 부진에 빠진 이동국을 대신해 확실한 대표팀 해결사로 자리잡았다.

일본전 2연패(連敗)의 수모뒤 열린 축구협회 기술위원회서 막차로 선발된 정대훈. 프로팀 포항의 윙백겸 미드필더인 정대훈은 중국전에서 제몫이상의 활약으로 주위의 기대에 부응했다. 전반 16분 이동국의 왼발 슈팅과 22분 신병호의 문전헤딩이 그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그는 왼쪽 윙백으로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비며 한국공격의 물꼬를 트는 게임메이커의 역할을 충분히 소화했다. 부상중인 이영표 대신 출전한 정대훈은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농익은 플레이를 보여줌으로써 허정무감독에게는 「가뭄에 단비 」같은 존재로 등장했다. 정대훈도 1차예선을 앞두고 태극마크를 반납해야 하는 불운을 겪었다.

신병호가 결승골을 넣었지만 중국전의 일등공신은 「제2의 김병지」로 불리는 GK 김용대. 4월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와 지난달 7일 도쿄전(1-4)에서 대량실점의 치욕을 딛고 올림픽대표팀의 수문장으로 다시 돌아왔다. 김용대는 후반 4분께 장위닝과 맞선 1대1 상황을 비롯, 3~4차례의 결정적인 위기를 막아냈다. 186㎝, 73㎏의 김용대는 일찌감치 김병지의 후계자로 낙점된 대형 GK. 위치선정이 뛰어나고 동물적인 순발력을 지닌데다 준수한 외모까지 갖춰 21세기 한국축구를 이끌 차세대스타로 각광받고 있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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