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금융시장 안정대책에도 불구하고 증시내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7월19일 대우사태이후 정부는 같은달 25일 「긴급 금융시장안정화대책」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굵직굵직한 대책만 14번 발표했다. 이 때마다 주가는 반짝 반등했으나 이내 내림세로 돌아서 이 기간 동안 1,024.58에서 200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2차 금융시장 안정대책이 발표된 4일 주가는 지난달 18일 1차 안정대책발표때 20포인트가 상승했던 것과 달리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은 그동안 강한 매도세 행진을 펴온 외국인이 낙폭과대에 따라 관망세로 돌아서고, 15조원대인 대우채의 주식형 전환이 시작되는 등 호재가 악재보다 많았다.
그러나 안정대책이 색다른 조치가 없고 대부분 이미 시장에 알려진 내용인 것으로 시장이 반응하며 호재보다 악재가 강하게 작용했다. 오히려 아직 바닥확인이 이뤄지지 않아 조정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이 악재를 부추켜 단기악재가 장기호재를 짓누르는 상황으로 증시전문가들은 분석했다.
1일 극적으로 반전한 주가가 다시 떨어짐에 따라 시장에는 폭락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다시 팽배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바닥이 없다』『내일이 두렵다』며 작년 10월이후 지수 297~1,027.93의 변동폭을 기준으로 지지선을 770~780에서 660선까지 내려잡고 있다.
주가가 800선 밑으로 떨어질 경우 대우사태 이후 공사채형 수익증권처럼 주식형의 환매를 부를 수도 있다. 대우증권은 『올 전체 증시 유입자금 36조원의 52%인 18.6조원이 7월이후 주가 840선대에서 들어왔다』며 『이 돈이 1차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해당 펀드들은 원본손실로 인해 주식매도로 수익률을 방어할 것으로 보여 주가 하락이 하락을 부르는 악순환도 예상된다.
이 경우 각종 시장안정대책을 강구해온 정부가 내놓을 마지막 카드는 투신권구조조정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가 금융권 불안 가속화를 이유로 내년 7월로 연기는 했지만 증권가에서는 『빠를수록 좋다』는 주장이 세를 더해가고 있다. 비록 증권시장의 상승을 연기시키는 것이나 금융시장 불안을 한번에 해결짓는 단기악재_장기호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증시가 조만간 반등할 것으로 낙관적인 전망도 있다. 신용증권 장득수(張得洙)조사부장은 『증시를 너무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전제하고 『주가가 더 밀린다 해도 금융장세 이후 빠져 수요가 다시 생겨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내린 것만큼 큰 호재는 없다는 것이다.
이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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