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재벌이 현지금융방식으로 해외에서 빌린 돈이 7월말 현재 279억7,000만달러(약 33조6,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부채의 감축실적에도 불구, 외채에 해당하는 5대 재벌의 현지금융은 7개월 동안 고작 1억달러 줄어드는데 그쳤다.국민회의 임채정(林采正)의원이 3일 재정경제부 금융감독위원회 등 자료를 토대로 작성한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7월말 현재 현지금융이 가장 많은 그룹은 대우로 86억5,000만달러이며 삼성 65억9,000만달러 현대 59억5,000만달러 SK 38억6,000만달러 LG 29억2,000만달러 순이었다.
현지금융이란 국내기업 해외법인·지사가 현지에서 차입하거나 국내본사가 현지 사용을 목적으로 빌린 외채다.
삼성과 현대 LG는 현지금융 규모를 7개월간 각각 8.6%(6억2,000만달러) 5.1%(3억2,000만달러) 17.4%(6억2,000만달러)씩 줄였지만 대우는 14.1%(10억7,000만달러) SK는 11.2%(3억9,000만달러) 늘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5대 재벌의 현지금융 총액은 작년말 280억7,000만달러에서 7월말 279억7,000만달러로 고작 1억달러 감소하는데 머물렀다. 반면 국내 전체기업의 현지금융에서 5대 재벌이 차지하는 비중은 69.1%에서 71.2%로 되레 늘어나 외채감축노력에서 다른 기업들보다 5대 그룹이 훨씬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의원은 『국내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은 원화로 상환이 가능하고, 상황에 따라 유예도 가능하지만 외국금융기관 및 해외법인서 차입한 경우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국내부채의 200% 감축 못지않게 5대 재벌의 외채 감축 노력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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