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가구나 생활집기에 나만의 개성으로 새생명을 불어넣자』. 나무나 깡통 표면에 그림 무늬등을 그려넣어 재단장하는 포크아트(Folk Art)가 생활용품 리폼의 한 분야로 자리잡고 있다. 정형화한 장식문양을 지우고 집안 분위기에 맞는 그림으로 고쳐 새롭게 연출하는 맛도 있어 인기가 더하다.포크아트는 독일에서 자녀가 결혼하면 헌 가구를 새로 칠해 물려주는 데서 유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서구의 전통 공예기법의 하나가 된 포크아트는 10여년 전 유학생 부부들을 통해 국내에 소개됐다. 처음엔 온갖 모양이 새겨진 필름을 이용하는 스텐실의 뒤켠에 밀렸지만 최근 개성 표현이라는 이점으로 스텐실을 압도하고 있다.
포크아트는 소재에 붓으로 직접 그림을 그린다는 점에서 스텐실과 다르다. 하지만 먹지로 여러 문양의 본을 옮겨 그릴 수 있어 그림 솜씨가 탁월할 필요는 없다. 그림을 자신이 디자인하고 붓과 물감의 성질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어 사실감 있고 생동감 넘치는 표현이 가능하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포크아트를 적용할 수 있는 소재는 나무, 금속, 직물 등 다양하다. 아직 쓸만하지만 색칠이 벗겨졌거나 디자인이 촌스러워진 물건의 표면을 사포로 다듬어준 뒤 배경색을 칠하고 그림을 그리면 된다. 물감은 아크릴물감을 소재에 잘 흡수되도록 도와주는 특수 보조제와 섞어 사용한다. 붓은 일반 수채화붓 외에 부채, 털, 꽃잎 등 다양한 모양을 구사할 수 있는 5~6종의 기능붓을 활용한다. 그림이 완성되면 물감이 지워지지 않도록 투명한 마감재를 덧칠한다. 수성(水性)인 아크릴 물감이 물에 지워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국내서 포크아트를 강의하는 공방이나 문화센터는 현재 100여곳. 4개월 강습을 받으면 혼자서도 작품을 어느정도 만들 수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얘기다. 그러나 포크아트를 소개하는 책도 시중에 3~4종이나 나와있어 눈썰미가 뛰어난 사람은 독학으로 집에서 각종 물건을 리폼할 수 있다. 포크아트 자재를 판매하는 회사가 운영하는 포크아트갤러리, 한국포크아트협회, 리본아트협회 등 동호인 모임도 4~5개에 달한다. 수포크아트갤러리를 운영하는 황혜정(38)씨는 『과일상자, 분유통 등 버려지는 모든 물건을 재활용할 수 있게 고친다는 점이 포크아트의 매력』이라고 소개한다.
/선년규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