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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남북경협 소중희 키워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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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남북경협 소중희 키워가자

입력
1999.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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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북한방문에서 거둔 성과를 주목하게 된다. 북한과 합의한 서해안공단개발 계획등은 남북 경제협력에 전환점이 될만큼 규모와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정부를 대신해 남북관계 전반을 논의하지는 않았다고 하지만, 남북화해와 협력구도 전체에 적지않은 변화가 기대된다. 북한 농구단과 김용순 북한 아태평화위원회 위원장의 서울방문 합의는 이런 예상되는 변화를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여기서 이번 방북성과를 세세하게 살피기 보다는, 남북경협에 대한 인식과 자세를 다시 점검해 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 정 명예회장의 방북 동기와 성과를 현대의 국내 위상과 연결짓는 시각이 있는데다가, 앞으로 합의내용을 실행하는 과정에도 금강산사업과 마찬가지로 숱한 논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경협차원을 벗어난 북한의 태도 변화없이 일방적으로 북에 도움을 줘서는 안된다는 「상호주의」의 반발이다. 이런 논자들은 독일 통일의 초석이 된 동방정책의 중심이 경제협력이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방대한 배후도시 건설을 포함한 서해안 공단개발과 금강산 개발확대가 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는 논란할 필요가 없다. 남쪽과의 경제적 연결이 깊어질 수록 북한이 정치·군사적으로 엇나갈 여지는 축소될 수 밖에 없다.

현대가 경협성과를 달리 이용하더라도 남북협력의 중대성에 비춰볼 때는 곁가지에 불과하다. 또 현대가 남북경협을 독점한다는 우려와 관련해서는 서독의 「동방위원회」처럼 재계 전체가 참여하는 남북경협 기구를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낡은 대북관에 집착해 북한과의 경협을 다른 고려에 얽어매는 것은 어리석다. 민족의 장래를 생각한다면 작은 진전이라도 소중히 여겨야 한다. 오히려 북한지역을 환경측면등에서 모범적으로 개발하는 긴 안목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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