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슬한 가을바람과 함께 TV광고에 여느 때 이상으로 학습지 열풍이 불고 있다. 몇개월 앞으로 다가온 수능시험을 지켜보는 예비 수험생 부모의 입장에서 미리 자녀의 실력을 키워주기 위한 욕구에 맞춰 학습지 시장도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는 것이 광고업계의 분석.국제통화기금(IMF) 이후 고액과외나 학원 대신 대부분의 가정에서 학습지를 선택함에 따라 지난 2년동안 학습지 시장은 1조8,000억원 규모로 급성장했다. 학습지 시장은 계산력을 강조하는 「대교 눈높이」, 「교원」, 「재능」 등 3사와 2002년 새로운 교육비젼에 맞춰 창의력을 강조하는 「웅진 씽크빅」으로 양분돼 시장쟁탈전이 치열하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학습지 3사가 모두 TV 광고를 교체했다. 학습지 광고에 처음으로 코믹광고를 도입한 웅진씽크빅을 포함해 나머지 학습지도 유사한 코믹광고를 선보이며 학부모와 자녀들에게 친근감을 불러 일으킨다.
웅진 씽크빅은 9월 중순부터 서세원부부와 순풍산부인과의 「의찬이」를 모델로 3차 광고를 선보였다. 1,2차 광고의 연장선상에서 웅진씽크빅은 「창의력 학습지」라는 컨셉 전달에 초점을 뒀다.
수학경시대회 상장을 들고 창의력 논술 상장, 과학 경시대회 상장 등 이제 더 이상 벽 어디에도 걸 곳이 없을 정도로 다방면에서 받은 상장을 보고 『실력이 날로 하늘을 찌르는구나』 하며 기뻐하는 서세원 부부가 『부모님 기쁨이 저의 기쁨입니다』라고 말하는 의찬이를 안고 자랑스러워 한다는 코믹 내용. 「실력으로 키워주는 창의력 학습지-웅진씽크빅」 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1,2차 광고에 이어 「실력」이라는 키워드를 확실히 전달하고 있다.
「교육 철학」이 담긴 이성적인 이미지 광고를 펼쳐왔던 대교 눈높이는 9월말부터 「감자골 4인방」편으로 180도 코믹으로 선회했다.
91년 대학 개그콘테스트 데뷰 인연으로 평소 친하게 지내는 것으로 알려진 김국진, 김용만 ,박수홍, 김수용 등 4명의 인기 개그맨이 처음으로 동시에 출연, 화제가 된 이 광고는 「수학클리닉」이라는 개념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수학문제를 풀지 못해 고민하는 세학생의 고민을 김국진이 진단하고 처방해준다는 코믹한 내용.
교원의 빨간펜학습지는 유동근 전인화 부부에서 SBS 인기시트콤 순풍산부인과팀으로 교체해 선보이고 있다.
미달이가 학교성적이 부쩍 올라 가족들이 기뻐하자 이를 창밖에서 지켜본 김찬우와 권오중이 비결을 묻는다. 그러자 오지명이 빨간펜으로만 하면 된다고 귀뜸, 이에 자극받은 이들은 자기네 애들도 바꿔야겠다는 내용의 코믹터치. 오지명, 선우용녀, 박미선, 김찬우, 권오중, 김성은(극중 미달), 이민호(극중 정배) 등 7명이 대거 등장한다.
오리콤의 양충모 차장은 『학부모들이 학습지에 기대하는 내용과 수준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포화상태인 학습지 시장내에서 업체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며 『코믹 터치로 설명하기 어려운 학습지의 특성을 잘 나타내는 광고들이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