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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일 핵사고 남의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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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일 핵사고 남의 일 아니다

입력
1999.10.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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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서 불과 100여㎞ 떨어진 도카이무라(東海村)에서 발생한 우라늄 농축공장의 방사능누출사고로 일본열도가 마치 대지진을 맞은듯 충격에 휩싸여 있다. 일본사람만 놀란 것이 아니라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조차 이 누출사고를 심각하게 여기고 있고 우리나라에 주는 경고도 크다.우리는 일본인들이 받은 심리적 충격을 잘 이해할 수 있다. 그들은 원자력이 개발된 이후 핵폭탄의 가공할 위력을 유일하게 체험한 국민이다. 뿐만 아니라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서 필요 전력의 30%정도를 50개의 원자력발전소를 통해 충당하고 있고, 핵발전소의 연료를 고속증식로를 통해 얻는 고농축우라늄이나 세계환경단체들이 반대하는 재처리플루토늄(MOX)을 사용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펴나가고 있다.

산업시설의 안전가동에 대한 일본인들의 의식은 구미인(歐美人)에 결코 뒤지지 않을 만큼 철저하다. 그런데도 이번과 같은 사고가 터졌으니 원자력에 대한 기술적 자존심과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일본인들을 착잡한 충격으로 몰아넣을 수밖에 없다.

이번 사고는 과도한 양의 우라늄을 한꺼번에 침전용 탱크에 주입함으로써 임계상태가 되어 연쇄 핵분열 반응이 일어나면서 생긴 것으로 일단 결론지어지고 있다. 결국 인간의 부주의에 의한 사고인 셈이다.

우리는 일본의 방사능누출 사고에서 심각한 깨달음이 있어야 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리의 원자력 발전소에서 쓰는 연료는 일본과 같이 고속증식로를 통해 농축도를 높이는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안전도가 높다고 한다. 특히 경수로는 세계적으로도 사고 경험이 거의 없다고 한다. 일견 안심이 가는 말이지만 어떤 시설이건 완벽한 것은 없다.

미국같은 나라에서도 스리마일 아일랜드의 방사능누출사고가 있었음을 상기해야 한다. 체르노빌원전사고는 10여년간 18만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그 후유증이 앞으로 몇십년 계속될지 모른다.

우리의 에너지정책은 일본보다도 높은 원자력의존도를 갖고 있다. 현재 14개의 발전소가 있고 2015년까지 18개가 더 건설된다. 미국이 80년대이후 1기도 건설하지 않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렇게 되면 국토면적으로 볼때 원자력발전소의 밀도가 가장 높다.

완벽에 가까운 안전시스템이 구축되고 이를 관리하는 사람의 실수가 한치도 허용되어서는 안된다. 이런 완벽성을 추구하지 않으면 우리는 수십개의 핵폭탄을 안고 사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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