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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시장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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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시장경제

입력
1999.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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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적 가치를 넘어 노장(老莊)사상에 기초를 둔 산업정책으로 바뀌어야 한다』 좌승희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얼마전 방콕에서 열린 유엔산업개발기구 주최 아시아·태평양지역포럼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가부장적 유교주의에 바탕을 둔 경제, 즉 정부 엘리트 관료들이 운영하는 경제가 70~80년대 아시아 성장의 결정적 요인이었지만, 이제는 경제운용의 철학적 기초가 특정가치와 인위적 질서강요를 반대하는 노장사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전경련 부설 자유기업센터는 최근 발간한 「지식인과 한국경제」에서 여론형성을 주도하는 학자 운동가 관료들의 강연내용이나 기고문등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지식체계가 시장경제원리에 어긋나는 성향이 강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이 센터는 강봉균 재정경제부장관,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등 경제관료와 학자 35명의 경제관을 분석·비판한 보고서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렸었다. 내용은 진정한 시장경제와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현 정부의 경제브레인으로 알려진 안국신 중앙대 교수는 얼마전 한 신문 칼럼에서 「시장」이란 말이 각자 입장에 따라 다르게 사용되고 있다며, 시장이 이처럼 오용되거나 매도되는 데는 정경유착과 부정부패로 얼룩진 재벌체제하에서 정부규제만 없다면 시장경제인 것처럼 외쳐온 재계의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그래서 「시장경제」를 오염시켜 온 자유기업센터를 해체하고 그 기금을 사회에 출연한다면 분명한 재벌 변신의 첫 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 정부의 슬로건은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다. 그런데 시장경제란 무엇인가, 특히 재벌개혁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정부는 현재 추진하고 있는 방식이 시장경제 원리에 충실하다고 강조하는 반면 재계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반박하고 있다.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토론을 거쳐 합일점을 찾는 것이 민주주의다. 그런 측면에서 재계의 활발한 의견개진은 바람직하다. 정부측도 보다 세련된 이론을 내놓아야 한다. 앞으로 건전한 토론을 기대한다.

/이상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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