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난시청 해소를 위해 설립된 중계유선방송이 법적으로 허용된 채널수를 초과해 방송하고, 법으로 금지된 홈쇼핑·광고방송 등 불법행위를 하고 있다.현재 중계유선방송 업체는 901개. 이중 상당수가 유선방송관리법에 규정된 31개 채널을 초과해 방송할 수 없게 규정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40-100여개의 채널을 방송하고 있다. 심지어 KBS, MBC 등 지상파 방송만을 녹화방송하도록 돼있으나 외국위성방송과 케이블TV 프로그램까지 녹화 방송하고 있는 곳도 많다.
29일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강원 원주의 W유선방송의 경우 현재 99개 채널을 방송하고, 목포 M유선은 52개 채널, 광주 J유선은 41개 채널을 방송하다 감독기관인 지방체신청에 적발됐다. 부산지검은 최근 홍콩 스타TV 등 외국위성방송과 케이블TV 프로그램을 불법 방영한 부산 S유선의 대표 강모(43)씨 등 중계유선방송업자 15명을 유선방송관리법 위반으로 입건한 바 있다. 케이블TV 영화전문 채널 캐치원은 판권을 보유한 영화를 무단 방영한 광주 J유선을 상대로 손해피해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중이다.
한국 케이블TV방송협회 조재구 국장은 『조사를 벌인 결과, 일부 지역 중계유선에서 케이블TV 프로그램을 광범위하게 불법으로 녹화방송하고 있는 것이 확인돼 단속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중계유선방송 업체들의 대표적인 불법 방송 중의 하나로 지적되는 것은 홈쇼핑 및 광고방송. 중계유선방송의 홈쇼핑 경우 거의 무자료로 거래돼 엄청난 부당 이익을 올리고 탈세까지 하고 있다. 종합유선방송위원회의 엄격한 감독을 받고 피해보상 등 철저한 사후처리가 법적으로 보장된 케이블TV의 홈쇼핑과 달리 중계유선방송의 홈쇼핑은 소비자들이 피해가 발생해도 구제받기 힘든 실정이다.
또 중계유선방송 업체들이 일본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의 상업 위성방송까지 여과없이 방영, 청소년들이 선정적인 장면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같은 문제에 대해 한국중계유선방송협회 이인석 회장은 『방송 채널수를 제한한 현행법이 부당한 점이 많아 정부와 국회에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고 말했다. 이회장은 『홈쇼핑·광고방송이나 케이블 TV 녹화방송 등 불법행위를 하는 업체에 대해서는 주의를 주는 등 협회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중계유선방송업체의 불법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성행하는 데는 주무 부처인 정보통신부의 단속 소홀도 한 이유다. 정보통신부 방송위성과의 한 관계자는 『불법행위를 하는 중계유선방송에 대해 민원이 들어오면 적발해 과징금을 물리고 있지만 직원의 부족으로 광범위한 단속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배국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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