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오를수록 신바람 나네요」연일 유가가 치솟아 대부분의 기업에 비상이 걸렸으나 주문 폭증으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기업들이 있다.
고유가 시대의 최대 수혜기업은 올들어 LPG(액화석유가스)자동차를 주력 상품으로 판매하는 기아자동차. 카스타, 카렌스, 카니발 등 기아의 LPG자동차들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주문으로 생산라인을 재조정해야 할 판이다. 「오일달러」를 노리는 중공업, 건설, 전자제품 업체들도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LPG자동차 2~6개월씩 주문 적체
기아는 카렌스(1,800cc) 생산량을 월 6,500대에서 이달부터 9,000대로 늘렸으나 주문량이 3만6,000대나 밀려 있다. 앞으로도 4개월을 풀가동해야 모두 소화할 형편. 카스타(2,000cc) 역시 생산량을 월 2,000대에서 3,000대로 늘렸지만 주문이 4개월치나 밀려 있다. 2,500cc와 2,900cc 등 2종류로 생산하는 카니발도 생산량을 월 6,000대에서 이달부터 3,000대 추가했지만 주문량을 소화하기에는 역부족.
현대자동차의 싼타모와 스타렉스도 각각 6개월, 2개월씩 주문이 적체돼있는 실정. 현대 관계자는『급등하는 휘발유값에 못이겨 소비자들이 연료비를 70% 가량 줄일 수 있는 LPG차에 눈을 돌리고 있어 특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 중공업 전자 「오일달러 특수」
중공업·건설·전자회사들도 중동, 동남아 등 산유국들의 「오일 달러」흡수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들어 현재까지 국내 건설·중공업 회사들의 해외건설 수주량은 총82건에 78억4,500만달러.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금액기준 230%나 늘어났다. 특히 현대건설의 이란 사우스파스 석유개발 2,3단계 건설공사(9억달러), 쌍용건설의 아랍에미레이트 알구라이르 개축확장공사(1,000만달러)등 중동지역 수주물량이 급증세다.
동남아와 중동지역으로부터 컴퓨터·가전제품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 올들어 국내 전자회사들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한 컴퓨터, 반도체, 가정용 전자제품은 모두 6억5,000만달러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이상 증가했다.
한국경제연구원 이수희(李壽熙·경제학박사)연구위원은 『원유가격 급등은 분명히 나라 경제에 큰 타격이지만 기업들이 에너지효율형 제품 개발을 확대하고 산유국지역에 대한 수출을 적극적으로 늘려간다면 고유가 피해를 얼마든지 상쇄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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