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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티모르] '무장충돌' 긴장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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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티모르] '무장충돌' 긴장 고조

입력
1999.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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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9일째를 맞은 국제동티모르파견군(INTERFET)이 작전반경을 넓히면서 민병대와의 충돌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 인도네시아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소속 국가들이 다국적군의 주도국인 호주에 대한 견제 움직임을 노골화, 자칫 외교분쟁으로 확대될 조짐도 있다.■민병대의 투쟁선언

다국적군은 인도네시아군으로부터 치안권을 이양받은 이번주초부터 본격적으로 딜리 외곽지역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민병대가 장악중인 서티모르 접경지역에 전선을 형성하는 한편 동쪽에도 민병대 소탕을 위한 진지구축에 나섰다. 호주군은 28일 동티모르 동쪽 끝에 있는 도시 콤에서 무장헬기로 기습작전을 벌여 인도네시아 특수부대인 코파서스 대원으로 추정되는 15명을 검거, 감금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곳에서는 인도네시아군이 난민에게 식품과 의약품을 전달하던 수녀등 9명을 살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다국적군의 활동반경은 아직 동티모르의 일부 지역에 불과하다.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은 『다국적군의 점령지역인 딜리를 제외하고는 구호활동을 펼 수 없는 출입불가 지역』이라고 말했다. 다국적군이 장악한 딜리에 5만여명의 난민이 복귀했지만 이들은 여전히 밤에는 다시 숲으로 피난하는 불안한 생활을 하고 있다.

일부 인도네시아군이 퇴각하지않고 합류, 전력을 보간한 민병대는 다국적군이 소탕작전을 본격화할 경우 무력으로 맞서겠다는 입장이다. 인도네시아 국영 안타라통신은 29일 민병대 총괄조직인 「통합투쟁전선(PPI)」의 부사령관 에우리코 구테레스가 부하들에게 게릴라전을 준비할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ASEAN의 반발

호주의 독주가 인도네시아인의 민족감정을 자극하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연일 호주군의 강압적 작전을 비난하는 내용을 게재하고 있다. 이미 2차례나 총격을 받은 자카르타 주재 호주대사관 앞에는 시민 수백명이 텐트를 치고 철야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7일 호주제품의 수입 기피를 지원할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ASEAN의 다국적군 참가도 흔들리고 있다. 태국은 28일 당초보다 300명 적은 1,500명을 파견키로 결정하면서 주임무를 전투가 아니라 공병과 통신으로 제한했다. 이미 일부 병력을 보낸 필리핀도 3주일 이상 파병할수 없다고 통보했다.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는 심지어 『서방 국가들이 인도네시아의 경제문제를 물고 늘어지면서 주민투표 결과를 관철하려 한다』면서 『동티모르는 자치주로 남아있는게 낫다』고까지 말했다. ASEAN 국가들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제국은 27일 열린 유엔 인권위원회의 동티모르 국제인권조사위 설치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우여곡절끝에 결의안은 통과됐지만 인도네시아는 『법적 구속력이 없다』면서 조사위 활동에 협력하지않을 뜻을 분명히 했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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