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공기업인 한국전력을 단계적으로 민영화하는 전력산업구조개편 문제가 국회 산자위 국정감사의 도마위에 올랐다.전력산업구조개편은 발전과 배전분야에 경쟁체제를 도입하여 한전의 방만한 경영에 종지부를 찍고 전력생산을 효율화하기 위해 산업자원부가 역점을 두고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정책. 그러나 민영화추진시 채무불이행(디폴트)가능성 등 여러 문제점이 노출됐고 노조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산자위의 국감에서도 이 문제가 여야 의원들간의 뜨거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여야의원들은 한전의 민영화를 둘러싸고 설전을 벌였다. 맹형규(孟亨奎·한나라당)의원 등 야당의원들은 한전민영화시 전기요금이 현재보다 17∼22%이상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며 「준비없는」민영화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김경재(金景梓·국민회의)의원은 『전력산업 구조재편은 세계적인 추세』로 『경쟁체제 도입은 발전부문의 효율성을 높여 장기적으로 전력요금이 싸질 것』이라며 구조조정은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또 한전을 민영화하는 과정에서 총 92억달러(98년말 현재)에 달하는 해외채무(총부채는 23조3,000억원)를 정부가 보증키로 한 점도 쟁점으로 부각됐다. 김명규(金明珪·국민회의)의원은 『정부가 한전 채무에 대한 지급보증을 할 경우 정부의 보증채무액이 100조원을 넘어 국가신용도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성재(姜聲材·한나라당)의원은 『한전은 자산매각시 해외채권자가 부채의 일시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디폴트조항에 묶여있는 차입금이 63억달러에 달한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채권자가 디폴트해소협상에서 이자율을 1%포인트만 인상해도 6,300만달러의 이자부담이 추가로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이의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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