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 별자리에서 사람들은 큰곰, 작은곰, 페르세우스 등을 본다. 그러나 왜 그리스신화의 주인공들뿐일까. 고대 우리나라 사람들은 별자리를 보면서 어떤 형상을 떠올리지 않았을까. 그렇다. 우리나라에도 고유의 별자리를 동물로 표현한 그림이 있었다. 경북대 천문대기과학과 박명구교수와 양홍진(박사과정)씨는 30일~10월1일 대전 천문연구원에서 열리는 한국천문학회·한국우주과학회 공동 추계학술대회에서 「천문유초에 기록된 동물천문도와 고구려고분벽화」를 발표, 이같은 사실을 처음 공개한다.양씨는 조선 세종대에 쓰여진 천문학 서적인 천문유초(天文類抄)와 고구려벽화를 통해 28개 별자리가 우리 고유의 사신도(四神圖)로 표현된다는 것을 밝혀냈다. (천문도참조) 「좌청룡 우백호 북현무 남주작(左靑龍 右白虎 北玄武 南朱雀)」으로 불리는 사신도가 천문에도 사용됐다는 사실을 본격 규명해 이를 그림으로 재현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천문유초에는 「北方 玄武七宿(북방 현무 일곱별) 北方黑帝其精玄武爲七宿(북쪽에 검은 임금이 있으니 그 정기가 현무 일곱별이라) 斗有龜蛇蟠結之象(두는 거북과 뱀이 얽혀있는 모양이며) 牛蛇象女龜象(우는 뱀모양 여는 거북모양이며) 虛危室壁皆龜蛇蟠두之象(허위실벽은 모두 거북과 뱀이 얽혀 올챙이같은 모양이라) …」는 식으로 동서남북과 중앙의 별자리와 동물모양에 대한 설명이 쓰여 있다.
하늘의 별자리를 삼원(三垣)과 28수(宿)로 나누고 사신도와 연관시키는 것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중국 일본등에도 공통적인 것이지만 기린이 포함돼 있고 호랑이가 3마리 새끼와 함께 등장한다는 점등이 독특하다.
사신도는 5세기 전반~6세기 후반 고구려 고분벽화에 흔히 나타나며 별자리가 함께 표시된 고구려 고분도 21기나 된다. 양씨는 자신이 완성한 사신도별자리에 고구려고분 벽화에 나타난 동물들의 형상을 입혀 우리 고유의 천문도를 완성시켰다.
양씨는 『우리 조상들이 어떻게 하늘을 바라보았는지를 찾아냄으로써 문화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으며 고분벽화를 천문학적으로 본격적으로 연구해 볼 필요성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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