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심 벵게로프는 이제 겨우 스물다섯 살이다. 그러나 다음 세기를 이끌 바이올리니스트의 선두에 그를 꼽는 데 주저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다.96년 처음 한국 무대에 섰던 그가 3년 만에 다시 와 독주회를 한다. 10월2일 낮 3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브람스의 「소나타 2번」, 프로코피에프의 「소나타 1번」, 라벨의 「치간」, 사라사테의 「바스크 기상곡」,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제」, 왁스만의 「카르멘환상곡」을 연주한다. 피아노 반주자는 배그 파피안.
96년 내한 무대에서 벵게로프는 놀라운 기교와 뛰어난 음악성으로 찬탄을 불러일으켰다. 앙코르 순서에서 보여준 익살에 관객들은 웃느라 허리가 끊어지는 줄 알았다. 하차투리안의 「칼춤」이었는데, 정신없이 빠른 템포의 현란한 이 곡을 연주하다 말고 혀를 길게 뺀 채 숨차다는 표정을 지었다. 진짜 숨찬 것은 믿기지않을 만큼 멋진 그의 연주 솜씨였는데 말이다.
벵게로프는 러시아 제3의 도시인 노보시비르스크에서 75년 음악가 부모 아래 태어났다. 유대계로 지금은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산다. 1년에 100회 이상 연주하는 바쁜 생활을 하고 있으며 당구와 랩음악을 즐기는 젊은이이기도 하다.
/오미환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