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검사 후보감을 찾아라」 고가옷 로비의혹사건과 조폐공사 파업유도사건에 대한 특별검사제 법안이 우여곡절 끝에 국회를 통과, 국민의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특별검사 후보」를 추천할 대한변협이 마땅한 후보감을 찾지 못해 고민에 빠졌다.특별검사라는 자리가 정치적 중립성과 사명감은 물론 수사능력까지 겸비해야하는 「슈퍼맨」을 요구하는데다, 법조경력 15년이상의 고검장급 인사와 현직퇴임후 2년 경과자 등의 법적요건에 맞는 적임자를 찾기 힘들기 때문.
게다가 특검제 대상인 두 사건이 언론보도와 검찰수사, 국회청문회 등을 통해 여러번 걸러진 사건이고, 특검제 법안 가운데 수사계획서 제출 등 특별검사의 활동을 제약하는 조항들도 후보자 물색에 장해가 되고 있다.
또 적임자로 지목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고사하거나, 법적 자격요건에 미달되고, 자칭 후보감이라는 사람들은 도덕성과 진의가 의심되고 있어 「인물난」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청렴성과 강단으로 적임자로 손꼽히는 송종의(宋宗義)전 법제처장은 변호사 개업신고조차 하지않은 채 고향에서 은거하고 있으며, 대검 중수부장 출신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는 강원일(姜原一)변호사와 정성진(鄭城鎭)국민대교수는 본인들이 극구 사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들어 옷을 벗은 고검장급 검찰간부들은 「퇴임후 2년 경과」라는 시한에 걸려 임명이 불가능하다.
대한변협의 한 관계자는 『결혼 날짜는 잡혔는데 마땅한 신부감이 없는 격』이라며 후보선정의 어려움을 하소연했다. 이 관계자는 『자칭 후보라는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나서고 있지만 내년 국회의원 출마등 「염불보다 잿밥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며 『이들 자칭 후보들은 모두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고 홍보효과가 큰 고가옷 로비 의혹사건을 선호하는 것도 공통점』이라고 씁쓸해했다.
변협은 특검제 법안 국회통과 다음날인 21일 적임자를 구하기 위해 전국 지방변호사회 임원 등 변협관계자 100여명에게 1인당 2명씩의 후보추천을 의뢰하는 공문을 보냈지만 마감시일인 27일까지 도착한 회답은 50여통에 불과했다.
변협은 다음달 5일로 예정된 법안공표와 정부로부터의 정식추천의뢰까지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보고 일단 마감시일을 연장, 다음달 4일 상임이사회에서 후보추천방식을 최종결정하기로 했다.
극심한 후보난 속에서도 변협은 사안의 특성을 감안, 수사능력보다는 정치적 중립성과 사명감을 우선으로 후보선정에 나서기로 했다.
변협의 다른 관계자는 『수사능력에 치중하지 않겠으며 검찰출신만을 고집하지도 않겠다』고 밝혀 재야출신 변호사의 선정가능성을 내비쳤다.
손석민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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