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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대만과 동티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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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대만과 동티모르

입력
1999.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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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발생한 대만지진의 피해가 날이 갈수록 불어나고 있다. 우리는 추석연휴와 태풍바트의 영향으로 신경을 돌릴 겨를이 없었지만 대만 사람들은 계속되는 여진으로 섬이 침몰하는 듯한 공포 속에서 지내는 것 같다. 건물이 부서지거나 드러누운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운동장이 반쪽으로 갈라져 융기된 모습을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 보면서 자연재앙 중에서도 예고없는 지진의 위력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새삼 실감하게 된다.■이런 재앙의 땅에 파견된 우리 119구조대가 큰 일을 해냈다. 무너진 건물속에 89시간동안 갇혀있던 여섯살난 소년을 구조해 낸 것이다. 이 광경이 CNN을 통해 전세계로 방영되고 대만사람들도 119구조대의 활약에 감동하고 있다니 매우 흐믓한 소식이다. 뿐만 아니라 KBS등 방송에서도 대만돕기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모금운동을 벌이는 것을 볼 때 정치적으로 제약받는 정부보다 민간차원에서 대만과의 친선관계 개선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 전세계는 아시아의 두 곳, 바로 대만과 동티모르에 눈을 돌리고 있다. 두 곳 모두 우리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대만은 바로 이웃한 과거의 우방이자 현재는 주요 경제파트너이다. 반면 동티모르는 우리와 직접 이해관계는 없지만 식민지배의 종언과 인권이라는 인류 보편적인 가치를 내세워 대통령이 파병과 지원을 약속했다.

■그러나 119구조대가 대만에 파견되어 귀중한 생명을 구하고 돌아온 것은 불과 일주일만의 일이지만, 동티모르 평화유지군 파병은 적잖은 국민여론과 야당의 반대속에 국회의결을 기다리고 있다. 국회의 동의를 얻어 파병되더라도 동티모르의 독립과 평화정착을 완수하기까지는 오랜 시간과 노력과 때로는 희생이 필요할지 모른다. 대만지진과 동티모르사태는 우리들에게 자연재해의 참혹함과 인간갈등의 비극을 동시에 비교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김수종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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