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주춤했던 한국산 자동차의 미국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올들어 8월말까지 미국시장에서 판매된 현대·기아·대우등 한국산 자동차는 모두 23만8,02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만9,436대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미국 LA 인근인 세리토스시 스튜드베이커로드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매장.
1,000여평 야외전시장에 쏘나타, 아반떼, 엑센트등 자동차가 빽빽이 전시돼 있다. 각 자동차 유리창에는 쏘나타 2만달러, 아반떼투어링 1만3,864달러, 엑센트 8,995달러라고 씌어 있다.
현대자동차 미국법인인 HMA의 번 오웬즈이사는 『미국내에서 판매되는 현대차의 가격은 한국내 판매가격보다 15~20% 높게 책정되고 있다』며 『미국 판매가격에는 대당 60만원선의 선박운송비에다 현지딜러 판매수당까지 포함돼 있지만 한국내 판매가격보다 마진이 좋아 본사의 입장에서는 「효자」노릇을 한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매장에서 자동차로 30분 거리인 어빈시 뮈어란드 블로바드에 위치한 기아자동차 매장에서도 스포티지, 세피아등이 「날개 돋힌듯」 판매되고 있다.
이곳 판매책임자인 카를로스 카마초이사는 『지난해 기아의 부도이후 현지 판매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제 본사 경영기반이 탄탄해진데다 대형 딜러들이 참여하면서 지난해보다 60% 이상 늘어났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누비라, 레간자, 라노스등 3개차종을 동시에 출시한 대우자동차 역시 올초 판매량이 월 1,000대 수준에서 최근 월 4,000대 수준으로 폭증했다. 대우는 최근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등 일련의 경영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대우가 중·장기적으로 자동차전문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논리로 딜러들을 독려하고 있다. 대우는 미국시장에서 올해 5만대, 내년에는 10만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자동차가 86년 미국시장에 첫 진출한 이래 침체 상태를 면치 못했던 한국차들이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우리 자동차업체들이 극복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우선 「한국차는 싼차」라는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다양한 차종을 개발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외국산들은 세단, 왜건형, 스포츠카, 다목적차(MPV)등 8-12종씩의 차량을 갖추고 있으나 우리나라 회사들의 경우 2-5종씩에 불과,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기획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LA=박정규기자
jk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