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민심 탐방이 최근 부쩍 늘어나고 있다. 청와대를 벗어나 민생현장을 방문, 서민들의 애환을 직접 듣고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접수하고 있다.김대통령은 26일 청남대 연휴를 마친 후 귀경하던 길에도 용인의 한 마을에 들러 태풍으로 쓰러진 벼를 세우는 농민들을 위로하고 격려했다. 이날을 포함, 이달 들어서만 민생현장 방문이 3일(경덕전자) 9일(남대문시장, 용산 하나로마트) 22일(실향민 가정, 애덕의 집, 파출소) 23일(서울역, 서진전자) 등으로 5번이나 된다. 외국순방 기간(10-18일)을 제외하면 3-4일에 한 번 정도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중산층·서민정책을 실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자 민심을 향한 정서적 접근』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특히 민심을 가까이하는 김대통령의 이미지에 신경을 쓰는 눈치다. 국민의 즐거움과 고통에 같이 웃고 우는 「이웃집 어른」으로 투영되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김대통령이 경제위기 극복, 재벌개혁 등에 전력을 다하는 동안 국민에게는 강인한 인상으로만 비쳐졌다. 이는 「제왕적 대통령」이라는 일각의 비판을 초래하기도 했다. 이를 반영하듯 19일 국민회의 의원들과의 만찬에서도 『서민들의 아픔을 현장에서 어루만져 달라』는 건의가 나왔다.
김대통령은 이런 건의를 받아들여 보다 적극적으로 국민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실제 김대통령이 남대문에서 추석 물가를 챙기고 서울역에서 귀성객들을 만나는 모습이 알려지면서 지지도가 다소 오르고 있다는 후문이다. 얼마전까지 경제위기 극복, 대북문제 주도, 외교성과를 내세우며 취해온 「나를 따르면 된다」는 식의 어법이 「어떻게 하면 따라 오겠는가」라는 겸손한 어법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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