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가 21일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강제노역자에 대한 독일 기업의 배상책임 문제를 논의하기위해 베를린을 방문했다. 베를린 천도이후 외국 정상으로서는 처음으로 독일의 수도를 찾은 바라크는 이날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와 정상회담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종전 50년이 훨씬 지난 지금 당시 희생자들이 고령에 접어들어 배상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까운 장래에 적절한 합의가 이루어지기를 촉구했고 슈뢰더 총리도 올해안으로 매듭짓기를 희망했다.강제노역의 희생자들은 독일 기업에게 300억달러를 요구하고 있으나 폴크스바겐, 지멘스 등 16개 기업은 이미 상당액의 배상금을 지불했기때문에 추가로 17억달러 이상을 지불하기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양측은 당초 히틀러의 폴란드 침공일이자 2차대전 발발 60주년인 9월1일까지 협상을 매듭지을 방침이었으나 이를 연장, 다음달 6~7일 워싱턴에서 마지막 절충을 벌일 게획이다.
바라크의 이번 방문은 양국관계의 특수성에 비추어 여러 면에서 남다른 역사적 의미를 갖고 있다. 그가 베를린 천도이후 독일을 방문한 첫 외국정상이란 점이 특별히 강조되는 것도 이때문이다. 바라크는 기자회견에서 『나의 이번 방문은 홀로코스트(유태인 대학살)의 잿더미를 딛고 일어선 이스라엘과 민주국가로 거듭난 독일간에 협력의 새시대가 열렸음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홍윤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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