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의 대도(大盜)는 나요」.정수근(두산)이 올시즌 프로야구 도루왕 자리를 사실상 굳혔다. 21일까지 54개의 도루를 성공시켜 이부문 수위를 달리고 있는 정수근은 45개의 도루로 2위에 랭크된 빌리 홀(삼성)을 9개차로 앞서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도루왕 2연패를 눈앞에 두고 있는 정수근은 이로써 한국프로야구에서 가장 발이 빠른 선수로 올라서게 됐다.
올시즌 정수근이 남겨놓은 팀 경기는 9게임. 지금까지 게임당 0.44개의 도루를 성공시켜 이 추세대로라면 남은 경기에서 4개 정도의 도루를 추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경우 올시즌 도루는 58개. 이미 지난해 도루왕을 차지할 때의 기록 44개는 넘어섰다.
그러나 정수근은 올시즌 60개 이상의 도루는 성공시킨다는 것을 개인목표로 잡았다. 시즌 막판 피치를 올린다면 9게임에서 6개 이상의 도루는 충분히 성공시킬 수 있다는 것. 특히 방망이가 건재하고 컨디션도 좋아 60개 돌파가 어려운 것만은 아니라는 입장.
그래도 94년 해태에서 활약하던 이종범이 세운 시즌최다 도루기록 84개에는 한참 모자라지만 89년 해태 김일권(62개)의 기록과는 맞먹는 성적이 된다. 또 이종범이 일본으로 진출한 98년 이후 처음으로 50개 이상의 도루가 될 전망.
정수근이 대도로서의 입지를 굳힌 것은 6월28일 수원 현대전. 정수근은 이경기에서 올시즌 최연소게임으로 200도루를 달성, 「대도」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정수근이 이런 페이스를 계속한다면 3년안에 은퇴한 이순철(삼성)이 기록한 통산 371개의 도루기록까지 깨뜨릴 전망이다.
또한 정수근은 도루 뿐만 아니라 최다안타와 타율 등 공격 전부문에서 고른 활약을 보이며 두산의 포스트시즌 진출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21일까지 타율은 3할2푼3리. 후반기들어 줄곧 타격 5, 6위권을 맴돌다 11위로 조금 떨어졌지만 올시즌 내내 부동의 3할 타율은 지키고 있다. 95년 데뷔후 한번도 타율 3할대에 오르지 못했는데 올시즌 비로소 3할대타자로 등극하는 셈이다.
박원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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