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사상 최대 규모인 현대전자 등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 이익치 현대증권회장과 박철재 상무, 이영기 현대중공업 부사장, 강석진 현대전자 전무, 박재영 현대상선 이사 등 5명만을 사법처리하는 선에서 수사를 일단락지었다.○…검찰은 이날 현대그룹의 「정씨 일가」가 이번 사건에 개입하지 않았느냐는 세간의 의혹을 의식한 듯, 정씨 일가에게 무혐의처분을 내린 배경을 장황하게 설명했다.
검찰은 정씨 일가의 시세차익과 관련, 『정씨 일가가 주가조작 기간동안 89만주를 매각해 45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은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당시 주식매도는 유상증자 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경영전략팀 주식담당자가 현대증권에 매각을 의뢰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이익치회장의 주가조작 보고 여부에 대해 『이회장이 현대중공업_상선 사장을 통하지 않은 점으로 미뤄 그룹오너(정씨 일가)에게 보고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검찰 수사 결과 현대증권은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관련 임직원들에게 허위진술을 권유하고 모범 진술답안까지 작성, 배포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에 따르면 현대증권은 증권 부장,대리 등이 사건을 주도했다는 방안 현대증권 박철재 상무가 대리에게 지시했다는 방안 박상무가 시세조종의 주동자 역할을 했다는 방안 등의 3가지 「모델」을 마련한 뒤 이중 3안을 채택, 「예행연습」까지 마쳤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임직원들을 상대로 검찰에서의 진술내용을 복기(復碁)토록 지시, 추후 관련자들의 소환에 대비했었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이번 수사와 관련, 재계에서 「경제논리」를 내세우며 압박을 가해오자 주가동향 등 실제 경제적인 파급효과까지 분석했었다. 특히 이익치 회장을 소환한 뒤부터 구속하기까지 주가동향 추이를 매일 분석, 이번 수사가 국내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회장이 소환된 지난 9월7일의 주가는 943.92인 반면 구속된 9일 주가는 950.53으로 오히려 상승했다』며 『이 사건은 금융감독원 고발 때부터 언론에 보도돼 충격이 상당히 완화된한다 국내 경제 역시 특정인에 의해 좌지우지될 정도로 규모나 기반이 취약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