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업을 하는 곽모(52)씨는 7월4일 새벽 1시30분께 서울 송파구 오금공원 앞길에서 술에 취한 채 택시를 타고 귀가하다 운전사가 권하는 커피 한잔을 마시고 정신을 잃었다. 운전사 문모(32)씨가 건넨 커피에는 분말로 된 수면제(5알)가 신경안정제(12알)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문씨는 정신을 잃은 곽씨를 서울 양재동 한적한 곳으로 옮겨 700여만원 상당의 금품과 신용카드 운전면허증 등을 빼앗은 뒤 달아났다. 곽씨는 당시 마신 커피의 후유증으로 지금까지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
또 회사원 이근우(가명)씨는 지난해 11월24일 오후 7시15분께 서울 옥수전철역 구내 자판기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고 귀가하다 정신을 잃은 뒤 220여만원의 금품과 신용카드 등을 털렸다. 김모(30)씨가 자판기내 커피컵에 수면제와 신경안정제 분말을 미리 넣어둔 상태였기 때문이다. 결국 이씨는 5일간 병원신세를 져야 했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21일 술에 취해 귀가하는 택시 승객과 지하철역 구내 커피자판기를 이용하는 승객 등에게 수면제와 신경안정제 분말을 탄 커피를 마시게 해 정신을 잃게 하는 수법으로, 98년 10월부터 지금까지 40여명으로부터 1억8,000여만원의 금품을 털어온 문씨와 김씨 일당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조사결과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수면제 강도」 행각에 앞서 서울 K신경외과 등 2곳에서 500알 들이 수면제 및 신경안정제 8통을 훔쳤는가 하면, 인기 개그맨 S씨의 BMW승용차를 훔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또 나이트클럽 등지를 돌아다니며 10여명의 여성들에게 수면제를 탄 커피를 마시게 한 뒤 금품을 훔치고 성폭행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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