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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폭발사고 대학원생] 통곡의 영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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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폭발사고 대학원생] 통곡의 영결식

입력
1999.09.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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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아프고 고통스러웠니. 널 보내기 싫다고 수십 번도 더 말하고 싶지만 이젠 눈물로 널 보낼 수 밖에 없구나. 이젠 모든 걸 잊고 편하게 잠들길 …』 21일 오전 8시30분 서울 관악구 신림동 서울대학교 31동 앞에 마련된 추모식장.이 대학 원자핵공학과 실험실 폭발사고로 숨진 고 김태영(29) 김영환(25) 홍영걸(23)씨를 마지막 보내는 추모식장은 눈물바다를 이뤘다. 변덕스런 빗줄기와 달리 유가족과 친지들의 눈물은 분향, 추모사, 살풀이춤이 이어지면서 더 진하고 굵어지기만 했다. 나지막한 흐느낌 속에 시작된 추모식은 원자핵공학과 이은철교수가 『너무도 젊은 나이에 우리 곁을 떠났구나. 미안하고 죄스럽다』고 목이 메어 울먹이자 참았던 슬픔이 일시에 터진 듯 통곡의 눈물바다가 됐다.

학생대표 이관철(33·박사과정)씨와 장철종(23·석사과정)씨가 두 뺨위로 흐르는 눈물을 연신 닦아내며 추모시를 읽기 시작하자 김영환씨의 어머니는 『영환아. 내 새끼야』라고 울부짖다 끝내 혼절했고, 손수건으로 입을 막고 새 나오는 울음을 참던 김태영씨 어머니도 이내 오열을 터뜨렸다.

『환하게 웃던 너희 모습이 아직 눈앞에 선한데 넌 아무말없이 우리앞에 싸늘한 주검으로 서 있구나. 우리들의 가슴을 찢어 놓으며 잊혀지지 않은 아픔을 주는구나. 태영아 영환아 영걸아. 꽃다운 나이에 비상의 날개를 펴 보기도 전에 고통 속에 이 세상을 떠난 너희의 한을 백만분의 일이라도 우리가 풀어주마. 너희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하얀 소복을 입은 여학생의 살풀이춤을 뒤로 한채 세 젊은이의 영정은 모든 것을 바쳐 연구에 몰두했던 교정을

떠났다.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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