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 교민 이혜옥(39)씨는 『엄청난 공포가 엄습해왔다. 몸을 가늘 수 없을 정도로 집이 흔들리면서 벽장의 유리컵을 비롯한 온갖 물건들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렇게 죽는구나」하는 생각에 몸서리 쳤다』며 당시의 공포를 전했다.정신을 가까스로 추스르고 남편과 아들, 딸과 함께 밖으로 대피한 이씨는 거리에서 밤을 꼬박 지새워야 했다. 잠결에 놀란 이웃들도 잠옷에 맨발 차림으로 모두 뛰쳐나와 있었다. 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계속 내리는 가운데 몇차례 여진이 계속되며 땅이 또 흔들렸다. 겨우 가슴을 진정시켜 집안으로 들어가 봤지만 전기와 가스, 물은 모두 끊기고 이 바람에 TV도 불통이었다. 이씨 가족은 승용차에 들어가 차내 라디오를 통해 지진 뉴스를 들을 수 있었다. 거리에는 전쟁이 나도 문을 연다는 24시간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포함해 대부분의 상점이 철시했고 그나마 연 상점에도 생필품과 건전지 등은 거의 바닥 났다.
한편 타이베이주재 한국 대표부측은 21일 오후 현재 교민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1,000여명에 달하는 재 대만동포 및 상사 주재원, 유학생 대부분은 이번 지진에서 비교적 피해가 덜 한 타이베이에 거주하는데 서로간 전화 등을 통해 안부를 묻고 있다. /타이베이=배연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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