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강진에 증시가 웃었다.21일 새벽 발생한 대만의 지진으로 세계시장에서 대만 업체와 경쟁관계에 있는 일부 업종의 주가는 상승행진을 지속했다. 가장 큰 수혜가 기대되는 국내업종은 반도체와 LCD, 유화, 건설업체. 특히 반도체 업종은 64D램가격 상승, 엔고에 이은 대만 지진으로 3대 호재를 만나 주가는 폭등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내놓고 반길 분위기는 아니나 당분간 대만의 지진으로 일부 업종이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상승탄력이 둔화한 삼성전자 현대전자 현대반도체 등 반도체 3사의 주가는 이날 10% 가까이 상승했고 아남반도체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미국 뉴욕증시도 반도체 가격상승을 예상, 관련 업체 주가가 일제히 올랐다. 반도체 산업과 연관된 기업의 주가도 대부분 강세를 보여 신성이엔지 디아이 등의 주가가 동반상승했다.
대우증권은 『강진이 발생한 중부지역은 LCD신규라인과 메모리2공장 및 조립라인이 있다』며 『특히 최대 반도체 메이커인 TSMC는 지진의 영향이 없다고 발표했으나 일부회사는 전화통화에서 정전으로 확인돼 대만이 사태의 파장을 감안해 의도적으로 정전을 감추고 있을 수 있다』고 했다. TSMC와 파워칩 윈본드 UMC 등은 일본 도시바와 후지츠 미쓰비시 등의 하청생산을 맡아 피해가 일본업체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대우증권은 현재 7~8달러선인 D램 장기공급가격이 10~11달러로 상승, 대규모 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 현대전자의 매수를 추천했다. 이들 업체는 D램가격이 1달러 오르면 2~3억달러의 추가매출이 기대된다. LCD 관련업체로는 우영, 금호전기 등이 수혜기업으로 꼽혔다.
유화업종은 반도체업종보다 직접적인 반사이익이 클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 주가가 10% 이상 큰 상승을 보였다. 중국과 아시아시장에서 대만 업계와 치열한 경쟁을 벌여온 현대석유화학 삼성종합화학 LG화학 등이 거론된다. 한누리증권측은 이외에 한화석유화학 호남석유화학 태림산업 SK와 합성수지업체인 금호케미칼 제일모직 등을 들었다.
건설업종은 대만 특수가 아직 주가에 반영되지 않은 듯 소폭상승에 그쳤으나 증권가는 장기적 수혜주로 보고 있다. 지진피해 복구가 본격화하면 국내업체들의 참여 폭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어 현재 대만에 교두보를 마련한 업체들이 특혜를 볼 전망이다. 현재 대만에는 대림산업과 대우 삼성물산 대우엔지니어링 등 모두 13개 국내업체가 진출, 화력발전소와 포모사 정유공장 공사 등 모두 34건의 공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증권가에는 대만 호재에 대해 구체적 피해상황이 밝혀질 때가지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없지않다.
이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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