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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형래] "나도 삼보 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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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형래] "나도 삼보 피해자"

입력
1999.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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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부파이낸스가 투자자를 모으는 홍보수단으로 자주 활용한 것은 공상과학 영화 「용가리」였다. 구속된 양재혁(梁在爀·45)회장은 기회만 있으면 「용가리」를 내세웠고, 영화를 만든 심형래(沈炯來·41·사진)씨와 함께 찍은 사진을 자랑했다. 양회장은 지난해 주최한 국제체조대회, 투자자 설명회에 심씨를 초청하기도 했다.이에 대해 심씨는 2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나도 피해자』라고 억울함을 주장했다.

_양회장이 「용가리」 제작비 일부까지 유용했다는 얘기가 있는데.

『말도 안된다. 삼부가 투자한 금액 22억 5,000만원은 전액 영화제작에 들어갔다. 영구아트무비의 재정은 삼일회계법인에서 관리한다』

_어떻게 삼부파이낸스를 알게 됐나.

『영화 「용가리」를 촬영하다 돈이 모자라 투자자를 찾고 있던중 지난해 10월 삼부파이낸스가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양회장도 그때 처음 알게됐다. 파이낸스사가 창업투자사인줄 알았다. 영화 잘 만들어 돈벌고 지분대로 나눠주면 된다고 생각했다』

_삼부의 행사에 참석한 것은 결과적으로 투자유치를 도운 셈이 아닌가.

『돈을 투자한 사람이 오라는데 어떻게 거절하나. 결코 삼부파이낸스 홍보를 한 적은 없다. 대학강연처럼 한국영화의 현실과 「용가리」의 필요성, 가능성에 대해 얘기했다. 그리고 나는 삼부 직원도 아니니 투자는 투자하는 사람이 자세히 알아보고 결정하라고 말했다』

_이번 사건에 대한 생각은.

『삼부가 투자한 영화는 「짱」「엑스트라」「자귀모」 등 10편 가까이 된다. 그런데 유난히 「용가리」만 갖고 선전한 것은 그만큼 「용가리」가 화제였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해외수출을 앞두고 이런 일이 터져 마음이 아프다. 해외에서 한 푼이라도 더 벌어 투자자들에게 도움을 주었으면 좋겠다』

이대현기자

leed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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