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말 발표된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대책에 대한 증시의 반응은 「소극적 긍정」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가라앉으면서 주가가 소폭이나마 상승했고 외국인과 투신사들도 모처럼 활발한 「사자」움직임을 보였다.시장상황 종합주가지수는 장중 한때 전날보다 10포인트 가량 뛰며 940선까지 접근했다.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대책과 더불어 제일은행의 해외매각, 미국과 북한의 해빙분위기 등도 호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아직 정부대책의 실효성에 대한 경계심리로 인해 주가가 오를때마다 매물이 쏟아져 오름세가 좁혀졌다. 박용선(朴龍鮮)SK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정부의 대책발표로 시장의 불안감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거래량이 활황기의 절반수준인 2억2,000만주에 머물러 본격적인 상승세를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투자주체별 움직임 외국인 투자자들은 소폭이나마 순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들이 주택, 외환은행 등 그동안 하락폭이 컸던 은행주와, 대형우량주를 사들이면서 이들 종목군이 주가상승세를 주도했다.
주식시장 활성화에 운명이 걸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투자신탁회사들은 이날 612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 투자심리회복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정도 외국인과 투신사의 순매수만으로는 시장분위기를 상승세로 완전히 돌려놓기는 힘든 상황이라는게 증시관계자들의 전망. 특히 시장의 투자심리를 반영하는 개인투자자들이 극도로 위축된 상황이기 때문에 당분간 증시의 활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향후 전망 선경래(宣炅來)미래에셋 주식운용2팀장은 『주가지수 960∼970선에 걸쳐있는 매물벽을 돌파하기에는 힘이 벅찬 조정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다음달 이후 채권안정기금 등 정부의 대책이 실행되는 과정에 따라 증시가 뚜렷한 상승세 또는 하락세로 방향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은 정부의 추가적인 보완 대책이 나오기까지 증시에는 한차례 불안기류가 더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아직 기업의 자금수요가 많지 않고, 한국은행이 추가적인 자금공급을 통해 신용경색을 탈피하려하기 때문에 증가된 자금은 증시로 유입될 것』이라며 『주가지수 900포인트대에서는 적극적으로 주식을 사들이는 기회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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