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교통부가 고속철도의 예상이용객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해 차량구매 계획을 세우는 바람에 2004년 개통 때는 차량의 30%가량(4,900억원 상당)이 남아돌 것으로 우려된다.감사원은 지난 4월 실시한 경부고속철도 건설사업 특감에서 이같은 내용을 포함해 모두 83건의 문제점을 적발, 건교부와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 등에 시정을 요구하는 한편 관련자 7명을 문책요구했다고 19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건설교통부는 94년 이후 장거리 여객의 증가율이 매년 2%안팎이어서 고속철도 차량의 경우 2004년에는 660량이면 충분한데도 여객증가율을 매년 10% 정도로 높게 예상해 920량을 구매키로 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구매 계획을 잘못 세워 남아돌 280량의 구입비용이 4,973억원에 달한다』며 『건교부에 교통수요를 다시 예측해 과잉투자를 막도록 권고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단측은 해명자료를 통해 『2004년까지의 차량구매는 이미 계약이 체결돼 현재로는 구매 대수를 줄이기가 힘든 상태』라며 『다만 2004년 이후 추진할 2단계 사업 때는 교통수요를 재분석한 뒤 차량구매와 열차운행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또 고속철도 차량은 4만㎞를 시험운전해 바퀴 마모가 0.33㎜ 이내이어야 함에도 시험운행 거리가 200㎞ 밖에 되지 않은 92개의 차량바퀴중 46개에서 2.6∼4㎜의 마모현상이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공단측은 『이상마모 현상은 자체조사 결과 바퀴탓이 아니라 시험운전한 선로가 불량해 일어난 것으로 밝혀졌다』며『선로불량으로 이상마모된 바퀴는 모두 교체했다』고 말했다.
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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