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개혁의 조타수인 주룽지(朱鎔基) 총리의 실각설이 꼬리를 물고 있다. 대부분 근거없는 소문에 불과하지만 외교부 대변인까지 설 확산을 막기 위해 나서는 것을 보면 그 정도는 매우 심각하다.덩샤오핑(鄧小平)의 신임을 받아 92년 14차 당대회 직전 연로한 야오이린(依林)을 대신해 국무원 제1부총리로 경제를 총괄하게 된 朱 총리는 경제개혁과정에서 전대미문의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숱한 적들을 양산했다.
대표적인 그룹은 금융계. 朱총리는 리펑(李鵬) 전 총리 계열인 리뀌센(李貴鮮) 중국인민은행장을 대신하여 중앙은행장 직책을 맡아 금융계 고위간부들에 대한 대대적인 사정작업을 단행했다. 朱 총리의 구조조정으로 막대한 자금원이 끊긴 지방 관료 및 토호세력도 반대세력으로 등장했다. 94년 14기 3중전회이후 본격화한 부실국유기업 정리 과정에서 많은 간부들이 피해를 입었다.
朱의 칼날에 이미 천시퉁(陳希同) 베이징(北京)시당 서기가 쓰러졌고 수많은 시장 고위공직자가 감옥으로 갔다. 국유기업 개혁, 주택 개혁, 부정부패척결 과정에서 기득권층의 반발이 거세진 것은 당연했다.
지난 여름 베이다이하이(北戴河) 원로회의는 朱총리를 재신임하고 그의 개혁 개방 행보에 무게를 실어주었으나 그는 이미 지친 것 같다. 그래서 그의 판공실 주변에서는 朱총리가 타의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물러날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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