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래동요 그림책 「우리 할아버지가 꼭 나만 했을 때」옆집 돌이 앞니가 빠졌네. 하하 우습다. 어떻게 놀려줄까. 옛날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 어린 시절에는 이런 노래를 불렀다.
「앞니 빠진 덜걱이/ 뒷니 빠진 덜걱이/ 우물가에 가지마라/ 붕어 새끼 놀란다/ 밥 푸는 데 가지 마라/ 밥주걱에 뺨 맞는다」
돌이는 골이 나겠지? 그러면 또 이렇게 놀리는 거야. 「골났니 성났니/ 골도 나고 성도 났다/ 장지문을 열어라/ 김칫국을 끓여라/ 김칫국이 싫거든/ 호박국을 끓여라/ 너 먹자고 끓였니/ 나 먹자고 끓였지」
그래도, 돌이는 소중한 친구. 기분을 풀어줘야지. 「동무 동무 씨동무/ 보리가 나도록 씨동무/ 어깨동무 새 동무/ 미나리밭에 앉았다」.
전래동요 그림책 「우리 할아버지가 꼭 나만 했을 때」는 할아버지의 어린 시절을 소재로 아이들이 놀면서 부르던 전래동요 27편을 소개하고 있다. 소꿉장난, 숨바꼭질, 말타기, 가재잡기…. 놀 것도 참 많다. 말놀이도 재미있다.「참나무하고/ 뽕나무하고/ 대나무가 살았는데/ 뽕나무가 방귀를 봉뽕 뀌니까/ 참나무가 참으시오 참으시오 하니까/ 대나무가 대끼놈 대끼놈 하더래」. 실컷 놀고 밤이 오면 또 이런 노래를 부른다. 「개똥벌레 똥똥/ 우리 집에 불 없다/ 얼른 와서 불 켜라/ 개똥벌레 똥똥」. 잠이 솔솔 오면 「별 하나 나 하나/ 별 둘 나 둘…」하고 별을 세고. 책은 자장노래로 끝난다. 「새는 새는 나무에 자고/ 쥐는 쥐는 구멍에 자고/…우리 같은 아가들은 엄마 품에 잠을 자네」
장면마다 인형이 등장하는 실감나는 그림이 붙어있다. 인형작가 주경호씨의 작품. 흙, 종이, 돌, 솜 등 온갖 재료로 자연을 꼼꼼히 옮겨놨다. 예쁘고 정감 넘치는 글과 그림이 즐겁기만 하다. 보림. 8,500원.
오미환기자
mh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