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티모르 국제파견군(INTERFET)은 19일 진주에 앞서 피터 코스그로브 사령관과 대표단의 현지 시찰 및 인도네시아군과의 담판을 통해 작전 전개의 정지작업을 시작했다. 이날 동티모르 주도 딜리 시찰을 마친 코스그로브 사령관은 『인도네시아군에 우리가 하려고 하는 일을 이해시키려 왔다』고 협조를 당부했다. 그는 또 반독립파 민병대의 불법 폭력에 대비하고 있다고 경고했다.그러나 국제군을 공격하겠다고 공언해온 민병대에 인도네시아 전역의 상당수 회교 단체들까지 지하드(성전·聖戰) 결의를 표명하며 가세, 충돌 우려가 가시지않고 있다. 동티모르에 파견된 유럽연합(EU) 대표들도 18일 하루에만 동티모르에서 150~200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히는 등 폭력 사태는 계속되는 양상이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은 오는 21일 동티모르 폭력의 주범에 대한 법적 처리 문제를 논의할 방침이다.
한편 국제군의 동티모르 진주가 임박하면서 활발히 재개되고 있는 현지 외신보도를 통해 그동안 감춰졌던 주민들의 참상도 속속 확인되고 있다. 외신들은 다국적군 상륙을 앞둔 18일 『딜리는 80% 이상 파괴된 상태였으며 불타버린 건물과 피난하지못한 난민들로 종전의 모습은 완전히 사라졌다』고 전했다. 곳곳에 총성이 그치지않는 가운데 비닐을 깔고 지내는 난민이 거리를 메우고 있으며 남자들은 민병대의 습격을 우려해 인도네시아 군기를 머리에 두른채 생활하고 있다.
한 고교생은 『선거후 3주동안 이곳에는 식량도, 차량도, 아무 것도 남지않았다』며 『다국적군이 들어오면 전쟁이 날 것』이라고 불안해했다. 현지에서 유엔활동을 지원해온 한 청년도 『부모가 살아있는지,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며 『외국 언론과 얘기하는게 위험하다』며 한마디 하고는 곧바로 사라졌다고 외신은 전했다.
또한 유엔대표단은 산악지대에 대피해 있는 독립파들에게 아직은 딜리로 돌아오지 말라고 당부했다.
김병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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