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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제일은행 너무 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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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제일은행 너무 싸다

입력
1999.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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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시중은행인 제일은행이 마침내 해외에 팔렸다. 지난해말 양해각서 체결후 8개월만으로, 사상 처음 국외 매각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지켜 신인도를 높였으며 구조조정에 대한 외국의 의구심을 해소하게 됐다. 또 선진 은행 경영기법이 도입돼 은행들간의 경쟁이 치열해져 금융권의 또다른 구조조정을 촉진하게 됐다.정부는 대우 사태등으로 이번 제일은행 매각에 대해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하지만 문제점도 적지 않다. 우선 헐 값 매각 문제다. 7조원 이상의 공적 자금을 쏟아부었으나 지분 51%와 경영권을 5,000억원에 넘기기로 했다. 공적 자금 투입분은 상당 부분 회수가 어려울 것으로 보여 너무 싸게 팔았다는 비판을 면하기 힘들다.서울은행 대한생명 신동아화재 국민생명등 다른 금융기관 매각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인수자인 뉴브리지캐피털사의 성격도 문제다. 뉴브리지사는 은행이 아니고 투자회사여서 은행 경영 선진 소프트웨어가 우리 측이 기대하는 정도 도입돼 제일은행이 우량은행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 일반 여신은 2년, 대우 계열사등 워크아웃 여신은 3년을 보장하는 추가손실 보전문제도 지난해말의 양해각서에 비해 더 불리해졌다. 불평등 조항인 셈이다.

이와 함께 정부의 매각 협상 전략·전술의 미숙함도 지적된다. 정부는 매각시한을 미리 정해놓고 협상에 나서는 바람에 협상력이 떨어지고 뉴브리지측에 쫓기는 입장이었다.

이제 출자주체인 예금보험공사와 뉴브리지측의 실무협상이 남아 있다. 제일은행에 대한 자산실사 과정에서 부실여부를 놓고 양측이 접전을 벌이게 된다. 확실한 원칙과 기준을 내세워 더 이상 밀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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