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신세대 사회운동가들이 정보통신과 여성·환경분야 등에서 신선한 아이디어와 특유의 대담함으로 사회운동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다.지난해 12월 통신서비스를 시작한 후 100여개 시민·학생단체들이 연결된 「진보네트워크(대표 김진균·金晉均)」. 이곳에서 활동하는 사무국 상근자 10명은 모두 24~29세다.
이들은 사회운동단체의 네트워크뿐 아니라 정보독점에 반대하는 「카피레프트(copyleft)운동」 바람을 몰고왔다. 1일에는 인터넷상에 「사회운동의 야후」격인 사회운동단체 검색엔진(www.jinbo.net)을 개설, 정보공유의 장을 더욱 넓히고 있다. 장여경(張如景·28·여)사무국장은 『지적재산권이 강화되는 추세에서 보면 정보공유 발상이 엉뚱할 지도 모르지만 「리눅스」사례에서 보듯 현실적인 대안운동의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여성운동 분야는 신세대 바람이 더욱 돋보인다. 지난해 7월 최초의 페미니즘 웹진 「달나라 딸세포」가 만들어졌고, 「프리워」 「살맛나는 세상」 「희망선언」 등의 20대 여성모임이 잇달아 결성됐다. 지난해 10월 발족한 프리워는 창업정보, 아르바이트정보 등을 공유하며 실업여성들의 경제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고자 뭉친 「백조(여성실업자를 지칭하는 은어)들의 경제공동체」다.
10월 고려대에서 열리는 「월경페스티벌」은 신세대 여성운동의 과감함이 톡톡 튄다. 생리대CF 변천사, 「그녀가 생리하던 날」 등이 펼쳐지는 이 페스티벌은 월경이 숨겨야 할 치부가 아니라 여성생활의 일부분이라는 것을 인식시키기 위해 서울대 고려대 등 대학여성 동아리들이 모여 기획했다.
환경운동 분야에서도 「청년생태주의자 KEY」 「청년환경센터(준)」등이 활동하고 있다. 청년생태주의자 KEY는 7월말 7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12일간 자전거로 전국 300㎞를 누비는 생태공동체 캠프 「에코토피아」라는 행사를 가졌다. 자연과 함께 하는 법을 온몸으로 체득하고 환경친화적 삶의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진보네트워크의 오병일(吳炳一·29)기술팀장은 『20대들은 386세대가 겪었던 정치적 폭압을 경험하지 못했지만 일상속에서 모순을 느끼고 그것을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하기 위해 나서는 것』이라며 『그런 만큼 일상문화의 변화에 더욱 천착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새로운 21세기 운동의 흐름이 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송용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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