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회사 문을 닫은 뒤 싱가포르로 잠적한 청구파이낸스 김석원(34)회장과 김석인(32)사장 형제는 삼부파이낸스 양재혁(45)회장 구속 훨씬 전부터 파산을 예견하고 해외도피를 준비해온 것으로 드러났다.18일 이 회사 고위 관계자는 『김회장 형제는 회사 문을 닫기 10여일 전부터 투자자들의 출자금 등 가용 재원을 현찰화해 해외 또는 제3의 장소에 은닉시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김사장은 5월 이번 도피처인 싱가포르로 가 일주일 정도 묵은 뒤 돌아왔고 김회장도 비슷한 시기에 특별한 목적없이 일본을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김회장 형제는 회사 문을 닫기 전 파산을 예상, 자금을 달러로 환전하거나 외국계 은행에 입금해 도피를 준비해 왔을 가능성이 크다. 또 김회장형제가 자금을 현찰화하면서 회사 내에 자금바닥설이 나돌자 서울 고객관리팀 임직원 4~5명도 자신들의 출자금 수천만원씩을 미리 빼돌렸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후 사원들의 동요가 심해지자 회사측은 12일 부산지역 20여개 지점에 각 100만원씩의 회식비를 지급하는 등 위무에 나섰고 6월부터는 직원들에게 자금차입을 독려하기 위해 1,000만원 차입당 10만원씩의 격려금을 지급했다.
또 지난 11, 12일에는 경남·호남·제주지사 직원들을 경남 고성의 한 시설에 모아 동요를 막기 위한 사원연수회를 갖기도 했다.
청구측은 고객들을 현혹시키기 위한 광고비로 부산의 경우 월 1억2,000만-1억4,000만원, 경남 대구 등지는 각각 5,000여만원씩의 광고비를 쏟아부었으며 대출 등에 따른 사업수익은 전무해 「밑 빠진 독에 물붓기」식의 경영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관계자는 『청구 몰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지난 5월부터 증시가 활기를 띠면서 고객들의 추가 차입이 단절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김회장 형제는 애초 뾰족한 계획이나 비전없이 이 사업에 뛰어들었으며 조직 운영도 여타 회사의 동향을 보고 답습하는데 그쳤다』고 털어놨다
. 부산=목상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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