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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금융시장 안정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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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금융시장 안정 시급하다

입력
1999.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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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대우 사태로 인한 금융시장 혼란으로 금리가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대란설, 파이낸스 사건, 투신사 조기 구조조정설, 엔화 강세등이 겹치면서 불안감이 더해지고 있다.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한탕주의나 투기심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고, 예상보다 빠른 경기회복과 원유가격 상승,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물가도 불안해 우리 경제가 다시 위기를 맞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17일 채권시장에서는 3년 만기 회사채 수익률이 장중 연 10.7%까지 뛰었다. 두달만에 3%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지난 7월 대우사태 이후 2개월째 채권시장이 마비상태에 빠지고 최근에는 우량 기업의 회사채마저 거래가 끊기면서 기업들의 자금난이 심화하고 있다. 주가도 폭락하고 있다.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당연한 결과다. 환율도 이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엔화가 강세면 동남아 통화도 달러에 대해 강세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원화 가치만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환율은 17일 장중 달러당 1,205원을 기록, 지난 8월23일 이후 처음으로 1,200원대로 올라섰다. 역시 시장 불안 때문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주가 원화가치 채권가격이 모두 오르는 트리플 강세가 어느새 트리플 약세로 돌아서면서 기업 구조조정을 저해하고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또 대우 사태이후 시중 자금의 단기 부동화 현상이 뚜렷해져 20조~30조원에 이르는 뭉칫돈이 갈 곳을 찾아 떠돌고 있다. 담배인삼공사 공모주 청약에 3일만에 무려 11조6,000억원이 몰린 것이 대표적이다. 당초 예상의 두배가 넘는 규모다. 돈이 몰리면서 배정주식수가 적어 별 이익을 보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음에도 이같은 현상을 보인 것은 현 금융시장을 불안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IMF체제 초기 고금리와 이후 주식시장 활황 등으로 돈을 번 부유층과 퇴직금이나 은행에서 빌린 돈을 들고 투자처를 찾고 있는 서민층을 최대한 만족시킬 수 있는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 마련이 시급하게 됐다. 이 자금들이 부동산 등으로 방향을 돌릴 경우 투기가 되살아날 우려가 크다.

시중에 떠돌아다니는 자금이 많으면 금융시장은 그만큼 더 불안해지고, 이는 다시 금융시장 불안을 심화시키는 악순환을 가져온다. 금융시장 불안은 근본적으로 정부의 가시적이고 효율적인 정책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금융시장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하지만 시장이 믿지를 않는다. 정부는 조만간 채권시장에 10조원 가량의 대규모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등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긴급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한다. 시장이 신뢰할 수 있는 대책이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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