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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구] 사기수법 '재벌을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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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구] 사기수법 '재벌을 닮았다'

입력
1999.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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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구파이낸스 김석원 김석인씨 형제의 고객돈 끌어들이기 수법은 무모한 사업확장을 통한 「재벌 흉내내기」로 압축된다.청구는 회사를 설립한 후 얼마되지 않던 98년 8월 도시개발공사로부터 부산 수영구 민락동 매립지 1,800평을 83억원에 매입키로 계약을 체결, 대형 할인점(청구마트)을 짓겠다고 나서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이즈음 부산 기장군 청강리에 1,400여평의 땅을 사들여 관광 레저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김씨 형제의 무모함은 6월 4일 ㈜광안비치텔로부터 부산 수영구 광안2동에 지하 4층, 지상 19층, 연건평 4,070평짜리 초대형 오피스텔을 200억원선에 인수하면서 극에 달했다.

김씨 형제는 이같은 대규모 사업을 미끼로 자금동원력이 엄청난 것처럼 주위에 과시했으며 정치권과도 선이 닿아 있는 것처럼 행세했다.

특히 평소 여권 K의원과 호형호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번 사태로 투자자들이 K의원 사무실에 몰려가 항의사태를 벌이기도 했다.

김씨 형제는 이같은 행세를 통해 청구의 신뢰성을 과시하며 「업계최고의 고금리 보장」 등 상투적인 허위 과장광고로 투자자들을 현혹해 부산지역 9개 지점에서만 매달 30억원이 넘는 투자금을 끌어들였다.

그러나 입출금 시기조정이나 투자금의 회임기간 등 정확한 자금흐름에 관한 판단은 거의 생각하지도 못했으며 대규모사업추진을 빌미로 부도를 막을 자금끌어넣기에만 급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스업계에서는 김씨 형제의 무모한 자금운용을 보면서 업계전반의 질서를 흐트리는 업체로 분류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씨 형제는 해외도피 전날인 13일 저녁 부산시파이낸스협회에서 열린 대책회의에서 『다른 파이낸스사들이 돈을 모아 청구파이낸스를 살리지 않으면 전체 파이낸스가 공멸토록 하겠다』는 어처구니없는 협박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김창배기자c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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