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금융시장 안정대책으로 「채권안정기금」 설립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은 금리 불안, 특히 장기금리의 이상급등이 주식·외환시장등 전체 금융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 급등세에 제동을 걸지않으면 대우채권 환매예정일인 11월10일이후 환매사태가 발생, 실제로 「금융대란」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적어도 11월초까지 장기금리를 한자릿수로 낮추겠다는 방침이다.■채권안정기금이란 최근 채권시장에서 사실상 거래가 중단되고 금리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채권의 「팔자」만 있고 「사자」는 실종됐기 때문이다. 채권시장의 최대 사자세력인 투신사들이 환매자금 확보를 위해 오히려 채권을 팔려고만 하고 이를 사줄 세력이 없는 것이다. 따라서 채권안정기금이 투신사들의 채권을 사줄 경우 수요·공급의 불일치가 해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콜금리가 4%대로 안정돼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시중의 전체 유동성에는 문제가 없어 이같은 불일치만 해소해주면 금리상승세가 꺾일 것이란 판단이다.
정부는 공적자금 최소화 원칙에 따라 채권안정기금에 공적자금을 투입하지않고 금융기관들이 출연하도록 하되 출연자금을 한국은행이 제공토록 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세금우대·사모펀드등 도입 투신권에서 이탈하는 자금이 생기더라도 다시 투신권으로 돌아오도록 하기위해 세금우대상품이나 사모(私募)펀드등 신규상품을 개발토록 한다는 방안이다. 그러나 투신협회에서 건의한 비실명장기채 발행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비실명장기채는 금융실명제와도 정면 배치될 뿐만아니라 효과도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투신권 조기 구조조정? 금융시장의 불안을 완전해소하기 위해서는 투신권의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금융감독위원회는 금융시장이 극도로 민감해져있는 상황에서 투신구조조정을 앞당겨 시행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헌재(李憲宰)금감위원장은 『금융시장 대책은 적기에 꼭 필요한 정도의 대책만을 강구할 것』이라며 『넘치거나 모자라는 대책은 적절한 정책이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금융시장 안정책도 시장상황을 봐가며 시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유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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