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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은행 매각] 국내 은행판도 '지각변동'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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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은행 매각] 국내 은행판도 '지각변동' 예고

입력
1999.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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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시중은행인 제일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외국금융기관에 매각됐다. 이로써 지난해 6월 5개 은행 퇴출로부터 시작된 정부주도의 은행 구조조정이 사실상 막을 내리게됐고 세계적인 금융기관의 국내 진출로 국가신인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제일은행은 매각후 부실은행의 이미지를 씻고 선진 금융기법을 보유한 완전한 외국계은행으로 탈바꿈하게 됐다.제일은행 매각으로 국내 은행권에 세계적 금융기관들이 인수, 합작, 자본참여 등의 형태로 진출함으로써 은행권에 죽기 아니면 살기식 생존경쟁과 판도 재편이 불가피해졌다. 제일·서울은행이 외국금융기관의 선진경영기법으로 무장,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이에 맞서 한빛 조흥 외환 주택은행들도 맞공세를 펼 것으로 예상돼 영업기반이 약한 은행들이 또 한차례 거센 합병바람을 맞게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내 은행들이 새로운 여신건전성분류 기준 및 신용평가시스템 도입과 새로운 수수료 수입원 발굴등에 주력해왔으나 여전히 영업기법의 선진화 수준은 미흡한 게 사실이다. 국내 은행권은 외환 주택 국민 한미 하나은행등 외국계 금융기관이 지분참여한 합작은행, 외국계 은행인 제일은행, 한빛 조흥 신한 평화등 토종은행, 지방은행의 4각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국내 은행들은 이미 외국금융기관들과의 합작, 외자유치를 통해 제2 빅뱅에 대비하고 있다. 주택은행은 지난 7월 네델란드계 투자은행인 ING그룹으로부터 2억7,000만달러의 자본을 유치하고 상임·비상임이사 및 간부진 파견 등을 통한 합작은행으로 변신했다. 외환은행은 독일 코메르츠은행으로부터 자본을 유치, 코메르츠은행이 2대주주로 올라서 전무와 이사를 파견, 경영에 직접 참여하고 있으며 국민은행도 4월 미국계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로부터 5억달러의 자본을 유치하고 내년 주총때 골드만삭스에 비상임이사 1명의 지명권을 부여했다.

하나은행도 최근 씨티은행과 벌인 전략적 제휴 협상이 무산됐으나 미국계 은행을 중심으로 새로운 합작 파트너를 물색중이며 한빛 조흥 신한은행등도 외국계 합작 또는 외국계 은행에 맞서 자본확충을 끝냈거나 도모중이다.

이헌재(李憲宰)금감위원장은 『제일은행 매각으로 은행 구조조정이 일단락되더라도 한빛·조흥은행등 합병은행과 외국계은행, 합작은행간의 치열한 생존경쟁과 이에 따른 자율적인 합병바람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호기자 shy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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