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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음식만들기

입력
1999.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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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곡백과가 무르익는 중추가절(仲秋佳節). 황금들녘을 닮아 마음이 풍요롭고 햇곡식이 쏟아지니 인심도 후해지는 「아름다운 계절」이다. 예부터 이맘때면 넉넉치 못한 민가에서도 닭을 잡아 찬을 만들거나 쌀로 술을 빚고, 햇곡과 햇과실로 다양한 먹거리, 마실거리를 준비해 이웃과 서로 나누며 즐기는 것이 우리네 세시풍속이다.하지만 요즘엔 한가위라고 해봐야 떡가게에서 사온 송편에 햅쌀밥과 토란국 , 잡채 정도로 명절 분위기를 내는 것이 보통. 차례상이라도 차리는 가정이라면 각종 전(煎)에 나물무침, 고기산적, 생선구이, 나박김치 따위를 구경할 수 있지만 그나마도 집집마다 종류가 비슷비슷하니 식상하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실감이 안날 정도다.

차례음식이 아니더라도 한가위에 어울리는 우리 음식은 많다. 아이디어만 조금 보탠다면 절기에 나오는 햇재료로 각양각색의 추석음식을 만들 수 있다. 사단법인 궁중음식연구원 한복려원장은 『갓 수확한 햇곡식과 과일을 활용해 각종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이 한가위의 풍습』이라며 『밤이나 대추, 풋콩, 팥 따위를 넣어 밥을 지어도 보고, 제철 채소인 버섯이나 토란으로 색다른 응용 음식을 만들어 손님상도 차려보라』고 조언한다. 추석절기에만 나오는 토란은 국이나 탕 뿐만이 아니라 삶아서 산적으로, 찜으로, 튀김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고 떡의 경우 송편 외에도 밤고물을 묻힌 단자, 대추를 넣어 만든 대추인절미, 맴쌀가루에 햇대추와 단감을 섞어 쪄내는 신과병 등이 추석에 어울린다.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일품인 배생채를 편육과 곁들여 애피타이저로 활용하거나 햇과일로 전통음료를 만들어 후식을 내보는 것도 좋은 방법. 가족모임 준비하랴, 손님상 차리랴 분주한 이 때 운치 넘치는 전통음식으로 근사하게 명절 분위기를 살려보자

■과일편육채 사과 반개, 배 1/4개, 콩나물 80g, 대추 5개, 밤4개, 당근 50g, 사태 600g, 대파·마늘·통후추·잣·생강 약간/과일은 껍질을 벗기고 채를 썬다→당근은 4㎝길이로 곱게 채썰고 대추는 씨를 바르고 밤은 껍질을 벗겨 채썬다→콩나물은 머리와 꼬리를 떼고 짧게 잘라 소금간을 하여 살짝 삶는다 →사태 삶은 것을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단단해지면 얇게 썬 다음 준비한 재료들과 함께 겨자장을 끼얹어 먹는다.

■화양적 소고기 150g, 통도라지 100g, 마른표고 4개, 달걀 3개, 당근 100g, 오이 1개, 양념장(간장2큰술, 설탕 1큰술, 다진 파 4작은술, 다진마늘 2작은술, 참기름 2작은술, 후추 약간), 잣집(잣가루 2큰술, 육수 3큰술, 소금 약간)/소고기는 얇게 적을 떠서 앞뒤로 잔칼집을 낸 뒤 양념장에 재웠다가 프라이팬에 지져 6㎝길이의 막대모양으로 썬다→마른 표고는 물에 불려 기둥을 떼고 썰어 양념장에 무쳐 볶아낸다→오이는 속의 씨부분을 도려낸 뒤 6㎝길이로 썰어 소금에 절였다가 물기를 짜고 통도라지와 당근도 같은 크기로 썰어 소금물에 살짝 데쳐낸다→준비된 채소를 소금, 참기름에 양념하여 볶아낸 뒤 넓은 그릇에 펴서 식힌다→달걀은 황백으로 나누어 0.7㎝두께로 두껍게 부쳐 다른 재료들과 같은 크기로 썬다→가는 꼬챙이에 준비한 재료들을 색맞추어 꿰어서 접시에 돌려담고 잣집을 위에 고루 바른다.

■신과병 멥쌀가루 5컵, 소금 1작은술, 물 5큰술, 설탕 5큰술, 밤 10개, 풋대추 10개, 콩 1/2컵, 단감 1개, 생녹두고물 3컵/밤은 껍질을 벗겨 4∼5등분 하고 대추는 씨를 빼서 3∼4등분한다→콩은 껍질을 까서 깨끗이 씻어 소금을 뿌려두고 단감은 껍질을 벗겨 도톰하게 썬다→녹두는 물에 담가 서너시간 불렸다가 껍질을 벗긴 뒤 체에 내린 뒤 소금간을 한다→밤과 대추 콩 단감을 물을 준 맵쌀가루에 고루 섞는다→찜통에 젖은 베보자기를 깔고 녹두고물, 쌀가루, 녹두고물 순으로 편편히 안친다→김이 오르기 시작하면 30분정도 찐 뒤 뜸을 들인 다음 식혀 적당한 크기로 썬다.

■배숙 생강 50g, 물 10컵, 배 1개, 통후추 1작은술, 설탕 1컵, 잣 1큰술/생강은 껍질을 벗겨 얇게 썬 다음 물을 붓고 서서히 끓여 맛이 우러나면 체에 거른다→배는 8쪽으로 나누어 껍질과 속을 벗기고 가장자리의 각진 부분을 조금씩 도려내 삼각지게 다듬는다→배의 등에 깨끗이 씻은 통후추를 세개씩 깊이 박는다→다린 생강물에 후추를 박은 배와 설탕을 함께 넣어 끓인다→배가 무르게 익으면 그대로 식혀서 차갑게 두었다가 잣을 동동 띄워 먹는다.

도움말=한복려 궁중음식연구원장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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