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공연개방이 침체된 국내 가요시장에 「변수」 로 작용할까. 정부가 2,000석 이하 공연장에서의 일본 가수의 공연을 개방함에 따라 국내 관련업계의 계산이 빨라졌다. 하지만 일단은 『관망하고 보자』는 분위기가 강하다.우선 국내에서 일본 가수의 라이브 공연을 가장 먼저 성사시킬 곳은 라이브극장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7, 8일 지난해에 이어 윤도현과 시나위의 오사카, 도쿄 공연을 성사시킨 라이브극장은 10월중 일본 아티스트를 초청, 공연을 가질 계획이다. 일본에서 이름도 이름이지만 저력있게 오랫동안 활동한 음악성있는 가수들 중에서 고르고 있다. 이마와노 키오시로, 아이카와 나나세, UA(우아), 더 모즈, 제이워크, 차라, 하운드 독, 하마다 쇼오코, 오쿠다 토미오 등 다양한 장르의 가수 중에서 우리 시장에 맞는 팀을 선정할 예정이다. 대학로 라이브 극장에서 한팀씩 릴레이로 공연을 가질지, 다소 규모가 있는 극장을 대관, 합동 콘서트를 열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예스컴도 마음만 먹으면 바로 공연을 유치할 수 있는 단계. 무산되기는 했지만 지난 8월31일, 9월1일 트라이포트 록 페스티벌에 초청된 레드 캡슐즈 마켓, 오블리비언 더스트 등 일본 록그룹과 유대를 맺은 터라 10월중 기획한 엘라니스 모리셋 공연이 끝나는 대로 일본측과도 협상에 나선다. 비전기획 역시 록그룹 서든 올스타스의 공연이나 우타타 히카루와 박정현의 조인트 콘서트를 개최하는 방안을 고려중.
그러나 이들을 포함, 대부분의 기획사들은 일본가수들의 국내공연에 적극적으로 「달려들」 생각은 갖고 있지 않다. 우선 상업적으로 걸림돌이 많기 때문. 포니캐년의 이자묵사장은 『음반 발매를 전제로 하지 않은 한 한국공연은 양국 중 한나라가 희생해야 가능한데 아직 그럴 의사를 갖고 있는 쪽이 없다』고 분석했다.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일본 비주얼 록그룹의 공연은 어지간해 서는 성사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무대도 크고, 장비가 많아야 하기 때문에 중소극장 공연으로는 수지가 맞지 않는다. 라이브극장 이종현 대표는 역시 『공연방식과 수익 분배 등 양국간에 문화적 차이가 많아 공연 추진에 어려움이 많다』고 털어 놓았다.
통상 일본 가수들은 극장 규모에 관계없이 하루 1회 공연하는게 관례. 또 매니지먼트사에서 공연까지 도맡아 기획하기 때문에 개런티를 주고 가수를 섭외하는 것도 다소 까다롭다. 여기에 항공료및 숙박비 등을 한국에서 지불하는 경우 수익을 맞추기가 쉽지 않고, 환율차로 수익금이 보잘 것 없다는 점등도 공연을 어렵게 만든다. 한 관계자는 『공연허가 조건을 굳이 2,000석 이하로 못박은 것은 국민 정서에 영합하기 위한 변명일 뿐』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일본가수에 대한 공연개방은 당분간 호텔 디너쇼나 이벤트에 「맛뵈기」 차원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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