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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 고발건 불편한 심경] "요즘 그림그리고 싶어야 그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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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 고발건 불편한 심경] "요즘 그림그리고 싶어야 그리지…"

입력
1999.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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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필(金鍾泌)총리는 국민회의 「열린 정치포럼」 소속의원들간의 만찬에서 국민회의와 자민련간의 합당문제등을 비롯한 정국현안에 대해 2시간 가량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 김총리는 특히 「김대중(金大中)대통령 납치사건」에 대한 비화등을 공개하면서 특유의 조크로 경직된 분위기를 풀었다.○…김총리는 먼저 『가슴을 따뜻이 교환할 기회를 마련했어야 했는데 너무 늦었다』면서 『유언무언중 따뜻한 우정을 나눌 수 있게돼 다행』이라고 덕담을 건넸고, 열린 정치포럼 대표인 이길재(李吉載)의원은 『공동정부에 한축에 흠이생기면 개혁작업에 차질이 생긴다』고 화답했다. 김총리는 『요즘도 그림을 그리느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그림을 그리고 싶은 마음이 있어야 그리지』라며 최근 비자금사건으로 고발된 것과 관련 불편한 심경을 나타내기도 했다.

○…김총리는 「2인자」로서의 어려움도 토로했다. 김총리는 국정운영의 어려움을 묻는 이협(李協)의원의 질문에 『대통령이 하시는 일에 부담을 드리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다』면서 『가급적 이의를 달지 않고 소화하려고 노력한다』고 김대통령에 대한 예를 먼저 갖추었다. 그러나 김총리는 이어 『대통령중심제하에서 총리직을 수행하기가 참 어렵다』면서 『아는 것도 모르는 듯 할 때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날 김총리는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정치비사를 공개했다. 김총리는 『73년 DJ납치사건은 당시 이후락(李厚洛)중앙정보부장의 단독범행으로 박정희(朴正熙)대통령도 처음엔 몰랐다』면서 『나중에 박대통령이 이를 알고 불같이 화를 냈고 나도 화가 나 이씨를 총리공관으로 불러 「쌀호랑말코같은 놈아」라며 거친 말을 해 주었다』고 말했다. 이자리에서 이전부장은 김총리에게 무릎을 꿇고 빌었고 이후 김총리가 일본 다나까(田中)수상에게 진사를 했다는 것.

김형욱(金炯旭)전중앙정보부장 실종사건과 관련, 김총리는 『김씨가 미국에 갈 때 대략 3,000만달러를 가져 갔는데 스위스 은행에 예치시켜 모 여배우를 통해 이자를 타갔다고 한다. 김씨는 실종전 스위스 은행에서 16만달러를 찾아 미국에 들어가려다 신고를 안해 고소를 당했다. 당시 정체불명의 사람들이 돈을 빼앗으려고 아다녔는데 프랑스 정부의 최종보고서에는 「아마도 스위스에서 김씨가 돈을 빼앗기고 시체는 레만호에 버려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되어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김총리는 개인 소유차량인 「체어맨」 구입경위와 관련, 『언젠가 민간 기업인에게 「인수봉 황혼」을 그려주고 받은 그림값으로 이 차를 구입했다』며 『68년에도 그림 30점을 팔아 받은 550만원으로 가뭄이 들었던 나주를 도와 주었는데 당시엔 이돈이 쌀로 1000석어치 였다』고 자랑했다.

이태희기자

taehee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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