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MIT대학 폴 크루그먼 교수가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경제의 회복력을 과소평가했다』고 스스로의 예측이 잘못됐음을 시인하고 나섰다.그는 14일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엔고의 나라」라는 논문에서 『나는 최근의 많은 사건에 대해 오류를 범했다』며 『단기예측의 마술성을 충분히 알게 됐다』고 토로했다. 특히 『일본은 우리 모두를 놀라게 했다』며 『거대한 재정출동이 경기를 떠받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오래도록 갈고 닦아 온 저력을 촉발시켰다』고 평가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아시아 경제 위기 이래 아시아 경제에 대한 비관론, 특히 일본 경제에 대해 강한 비관론을 펼쳐 왔다. 그는 지난해 이래 『일본 경제는 30년대 대공황 직전의 영국경제와 같은 상황』이라고 진단하면서 케인즈의 지적을 인용, 『제로 금리 상황에서 통화공급을 늘려도 이내 보유돼 버리는 「유동성의 함정」에 빠졌기 때문에 불황의 늪에서 빠져 나올 수 없다』고 주장해 왔다.
그의 이런 견해가 그동안 미재무부와 국제통화기금(IMF)에 커다란 영향을 미쳐 왔다는 점에서 이번 「전향」이 미국은 물론 각국 경제정책에 몰고 올 파장이 주목된다.
다만 그는 『지금 일본의 문제는 지나치게 강한 엔화』라며 『경제의 기초조건을 거스르는 통화환수 정책으로 엔고를 막을 수는 없다』고 일본은행의 정책 변화를 촉구했다.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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