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파이낸스업계의 업무마비 이틀째인 16일에도 파이낸스사 본점과 지점에는 고객들의 항의사태가 이어졌다.부산 부산진구 양정동 S파이낸스에는 수십명의 고객들이 몰려 중도해지를 요구했으나 회사측은 『이번 사태가 가라않을 때까지는 중도해지는 물론 만기가 돌아온 투자금까지도 지급할 수 없다』며 고객들을 설득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회사측은 『망한 회사는 망하더라도 회생가능성이 있는 회사는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 『고객들이 믿음을 갖고 조금만 기다려준다면 원금은 물론 이자까지 전부 돌려받을 수 있다』며 투자자들을 달랬지만 역부족이었다.
부산 동구 범일동 D파이낸스측은 『벤처기업 등 대여섯개 회사에 수십억원을 투자해 자금이 안전하게 운용되고 있으나 한꺼번에 해지요구가 몰리면 자금을 회수할 수밖에 없어 서로 죽는 사태가 발생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부산 중구 C파이낸스에도 『만기해지가 안된다면 투자금 운용현황과 환금가능한 자산액수 등을 자세히 알려달라』는 투자자들의 요구가 빗발쳤다.
그러나 대부분의 파이낸스사들은 맡은 업무외에는 전혀 알지 못하는 직원들이 투자자들에게 명확한 답변을 못하며 불안감을 더했다.
S파이낸스에 3,000만원을 맡긴 부산 동래구 명륜동 박모(56)씨는 『파이낸스가 제도권 금융기관인줄 알고 돈을 맡겼다가 나중에 위험하다는 것을 알았지만 은행보다 2배이상 높은 이자를 준다는데 현혹돼 결국 이 지경이 됐다』며 탄식했다.
이번 파이낸스파동으로 가장 큰 피해가 우려되는 청구파이낸스 투자자들은 임시 채권자대표단을 구성, 이날까지 2,000여명의 투자자들로부터 200여억원에 달하는 차입증서 사본을 넘겨 받았으며 피해규모가 집계되는 대로 회사 소유 부동산 등에 대한 압류절차를 밟기로 했다.
삼부파이낸스 투자자들도 이날 오후 1시 부산 부산진구 범천동 삼부파이낸스 에서 투자자 총회를 열고 투자자대책협의회를 구성하는등 채권확보방안마련에 나섰다.
부산시 파이낸스협회는 이날 회장단회의를 열고 유동성부족을 겪고 있는 파이낸스사들의 자산매각이 쉽지 않으므로 금융당국이 지불정지를 명령하고 자산실사를 거쳐 고객투자금을 환수하는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촉구했다.
/부산=김창배기자cb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