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국의 구상대로 향후 미사일 개발과 수출을 중단한다면 그 수혜국에는 이스라엘을 빼놓을 수 없다. 러시아의 일간지 이즈베스티야는 14일 『북한이 올해초 이란 파키스탄 시리아에 기술자들을 파견,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북한 기술자들이 노동 미사일의 기술과 장비를 이란의 샤하브3 미사일에 사용했다고 덧붙였다.이란 시리아 리비아 등 이스라엘과 적대관계에 있는 중동국가들은 오래전부터 북한과 「미사일 커넥션」을 맺어왔다. 한국 국방과학연구소에 따르면 이란은 80년대 중반 구소련과 북한에서 스커드B 미사일을 수입했고, 88년 이라크와의 전쟁때 이를 사용했다. 또 샤하브3 미사일은 노동1호와 유사하며 98년 8월 북한이 시험발사한 대포동1호의 설계가 이란이 개발 예정인 샤하브5에 원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리아는 90년대초 북한에서 스커드B와 스커드C의 변형을 수입했고, 96년 역설계를 위해 소련에서 수입한 SS_21 미사일을 북한에 제공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리비아는 90년대초부터 북한에서 스커드C 변형미사일을 수입했으며 97년 북한이 개발에 관여한 이란의 샤하브3 미사일이 리비아로 흘러들어갔다는 추정이 많다. 이집트도 80년대초 개량형 설계를 위해 스커드B 미사일을 북한에 보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처럼 적대국들이 북한의 외화벌이용 미사일수출 고객명단에 들어있어 이스라엘은 그동안 관련정보 수집과 미사일 유입 차단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뉴욕타임스 전논설위원이자 북한 핵·미사일 문제에 정통한 레온 시걸 미 사회과학연구협회(SSRC) 상담역은 뉴스위크 최신호 기고에서 그 비화를 일부 소개했다. 이스라엘은 93년 북한이 이란 관리들을 불러 노동1호 시험발사를 하려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북한과의 미사일 협상을 시도했다. 이스라엘은 이란 등 중동국가에의 미사일 수출을 포기한다면 북한을 승인하고 투자도 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당시 대북 강경책을 쓰고 있던 미국의 압력으로 북한과의 미사일 협상을 중단했고 북한은 공개적으로 노동1호를 발사했다. 따라서 지금 미국이 북한과 벌이는 미사일 협상의 원조는 이스라엘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연유에서 북한이 미사일 개발을 포기할 경우 제공할 「당근만들기」에 이스라엘도 어떤 형식으로든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신윤석기자
ysshi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