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티모르 사태의 유일한 해결책으로 인식돼온 다국적군의 군사개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유엔 안보리가 15일 동티모르 파병결의안을 채택함에 따라 호주를 비롯한 다국적군의 동티모르 상륙은 이번주중 실현될 전망이다. 존 무어 호주 국방장관은 이날 『다국적군이 늦어도 20일까지 동티모르에 투입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최대 8,000명선으로 예상되는 다국적군은 4개월간 동티모르에 머물면서 난민구제와 치안확보에 주력, 순조로운 독립이행 작업을 지원한다. 안보리는 이날 사태해결의 긴급성을 십분 인식하고 새벽 2시를 넘기는 심야토론을 강행, 결의안을 도출했다.
다국적군의 파병에 걸림돌이 됐던 다국적군의 지휘권문제도 인도네시아측의 양보로 해결의 가닥을 잡았다. 알렉산더 다우너 호주 외무장관은 14일 유엔의 요청에 따라 지리적 근접성과 신속 대응태세 등 제반 지휘 조건에 부합하는 호주가 지휘권을 행사하게 될 것이며 인도네시아도 이를 수용했다고 말했다.
당초 호주의 지휘권 행사를 강력 반대하던 인도네시아의 알리 알라타스 외무장관도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의 회담에서 『호주의 지휘권 행사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유엔 관계자가 전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군부와 국내 정파들이 계속 완강하게 호주의 지휘권 행사에 반발하고 있어 마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동티모르 배치 인도네시아군도 통치권이 이양될 때까지는 현지에 남아 다국적군을 지원할 것이라고 알라타스 외무장관은 강조했다.
한편 유혈 폭력 사태에 대피중인 동티모르 난민들 중 상당수가 기아 위기에 직면, 국제사회의 난민 지원 활동도 본격화하고 있다. 오가타 사다코 유엔난민고등판무관은 수만명의 난민들이 아사 위기에 빠져 식량공급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목숨을 잃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존 하워드 호주총리는 미국과 유럽연합(EU), 호주, 필리핀 등이 식량과 의료기구 지원 및 난민 수용 계획 등을 검토중이며 빠르면 16일부터 난민들에 대한 식량공수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병찬
김병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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